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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춘천박물관 국내 최초 초충도 전시
국립춘천박물관 국내 최초 초충도 전시
  • 최승우
  • 승인 2022.10.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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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 김홍도, 신사임당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초충도 한 자리에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국내 최초로 초충도를 주제로 한 특별전 미물지생(微物之生), 옛 풀벌레 그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에서는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정선(1676~1759), 풍속화를 잘 그리기로 이름난 김홍도(1745~?)가 그린 초충도와 신사임당(1504~1551)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초충도 10폭 병풍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풀벌레는 아주 작은 세상에 살고 있는 미물이지만, 옛사람들에게 풀벌레는 그저 작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풀벌레를 자세히 관찰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했으며, 이를 그림으로 그려 교훈이나 소망을 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바라본 풀벌레 세계를 조명했으며, 풀벌레를 그릴 때 날고·울고·뛰고·기는 동작을 잘 살려야 한다는 옛 화가들의 생각을 담아 구성했다. 

1부 ‘날고, 울다’에서는 나비와 매미를 주로 살펴본다. 나비는 옛사람들이 가장 많이 그린 소재로, ‘장수’와 ‘장자의 호접몽’을 상징한다. 매미는 군자가 지녀야할 오덕을 지닌 벌레로, 선비들이 특히 좋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의 협접도 부채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이경승의 호접도 10폭 병풍, 심사정의 계수나무에 매달려 우는 매미 등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뛰고, 기다’에서는 날지 않고 주로 기거나 뛰어 다니는 벌레를 살펴본다. 옛사람들은 사마귀와 개구리, 고슴도치 등 다양한 풀벌레 사이의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 세상의 이치를 얻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선의 여뀌와 개구리, 개인소장 심사정의 오이를 등에 지고 가는 고슴도치, 신사임당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초충도 화첩등을 만날 수 있다.    

3부 ‘풀벌레를 관찰하는 시선과 화법’에서는 풀벌레를 그리기 위해 화가들이 풀벌레를 보는 시선과 화법을 소개한다. 옛 화가들은 사생을 통해 풀벌레의 모양과 색깔을 자세히 관찰하고, 화보를 보면서 풀벌레의 동작이나 구도를 익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전기(1825~1854)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화조초어도와 옛 화가들의 그림 교재인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소장 개자원화보, 초본화시보 등을 전시한다.

신사임당 초충도 병풍. 사진=국립춘천박물관

한편, 전시를 더욱 입체적으로 즐기기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박물관 문화놀이터 공간에서는 매주 수~목요일 ‘모든 생명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풀과 벌레를 담은 석고 마그네틱 체험이 운영되고, 지정 토요일에는 전통회화 속 미물지생의 현재화 및 예술적 확장 경험을 위해 작가와 함께 풀과 벌레를 담은 초벌백자접시 체험이 진행된다. 또한, 전시 주제 심화 인문·예술 강좌 미물지생에 우주가 있다를 마련하여 전문가 특강 및 작가 초청 전시실 토크를 진행한다. 강좌는 지정 목요일 오전 10시(또는 10시30분) 박물관 강당(또는 실감영상카페 休)에서 선착순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자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대표 박물관으로, 이번 전시는 개관 20주년을 맞아 박물관 브랜드인 ‘힐링’에서 더 나아가 ‘공존’을 추구했으며, 현대 작가와 협업을 통해 그 가치를 극대화 했다. 전시실 곳곳에는 고양이 민화 그림으로 유명한 혜진 작가의 미물지생 등을 포함한 다양한 풀벌레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로 풀벌레를 매개로 과거와 현대로 이어지는 공존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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