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05 (목)
한국 근대잡지 창간호 연구...초판본·창간호 전문 서점 ‘처음책방’을 열다
한국 근대잡지 창간호 연구...초판본·창간호 전문 서점 ‘처음책방’을 열다
  • 김재호
  • 승인 2022.10.17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제의 책_『한국 근대잡지 창간호 연구』 김기태 지음 | 학연문화사 | 528쪽

우리 근대잡지 창간호에서 시대를 만든 사람들을 만나다!

일제강점기를 포함하여 50년 남짓한 기간 동안 명멸했던 우리 근대잡지는 그 자체로서 당대의 시대상을 담은 그릇이었으며, 발행에 참여한 사람들의 노고가 고스란한 결과물이었다. 잡지마다 특색이 다르긴 하지만 주된 내용은 계몽적인 것들로 외국의 정치, 문화, 지리, 학문 등을 소개하고 개화와 자강사상을 전파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상업성을 초월하여 우리 민족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상주의적 경향을 띠는 한편, 서구와 일본의 문화와 사상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들 초기 잡지가 닦아 놓은 토대 위에서 비로소 종합잡지와 전문지들이 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2018년 5월부터 3년 동안 교육부ㆍ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저술출판지원사업’의 결과물이다. 만일 이 저술의 연구계획서가 정부의 지원 대상에 선정되지 못했다면 아마도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방대한 내용일 뿐 아니라 무언가 크나큰 계기 혹은 동기부여가 필요한 연구였다. 1896년 2월 창간된 《친목회회보》를 필두로 1945년 12월 창간된 《건국공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근대잡지 창간호 100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잡지 표지 속 이미지가 발산하는 다양한 표정과 외침은 
당대 독자를 새로운 이념과 가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도록 만들어

근대잡지의 창간호 표지를 보면 우리 근대인들이 꿈꾸었던 주체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이미지들과 함께 당대의 감각을 뛰어넘는 새로운 디자인 형식이 반영되어 있어서 눈길이 머무른다. 근대시기에 명멸해 간 우리 근대잡지들은 이처럼 일제강점기라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우리 말과 글을 지켜낸 공로와 함께 우리 민족정신을 면면히 이어준 매우 중요한 매체였으며, 상업지로서의 성공보다는 국민정신 계몽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수행한 지사적(志士的) 매체였다.

 

초판본 및 창간호를 모아 많은 이들에게 기초자료 소개해

저자 김기태는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 인근에 ‘처음책방’이라는 이름의 초판본ㆍ창간호 전문서점을 열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꾸준히 모아온 수만 종의 초판본과 창간호를 드디어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이 또한 기초자료로서의 그것들이 생명력을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21세기를 위해 고단한 시절을 겪어냈던 20세기와 그 이전 시대의 흔적들이 그대로 녹아 있는 우리 전적(典籍)들을 제대로 연구해 보려는 연구자와 이러한 연구 성과를 담은 성과물을 성원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