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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 ‘나는 고려인이다’ 중앙아시아 순회공연 ‘대성황’
호남대, ‘나는 고려인이다’ 중앙아시아 순회공연 ‘대성황’
  • 배지우
  • 승인 2022.10.07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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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 이어 키르기스 공연…고려인 강제이주사 역동적 뮤지컬
- 중앙아시아 고려인 동포들…“우리 한민족은 하나다” 감동·환희

호남대학교(총장 박상철) 국제교류단의 뮤지컬 ‘나는 고려인이다’(총연출 최영화 교수)가 키르기스스탄에서 두 번째 공연을 끝으로 중앙아시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는 고려인이다 키르기스 공연.
나는 고려인이다 키르기스 공연.

‘한국-중앙아시아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앙아시아 순회공연에 나선 호남대학교 국제교류단 뮤지컬공연팀(미디어영상공연학과)은 10월 6일 밤 10시(한국시간)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쉬케크 국립드라마극장에서 광주 고려인마을의 대표 콘텐츠인 뮤지컬 ‘나는 고려인이다’ 두 번째 공연을 통해 현지 고려인 동포들과 교감을 나누는 감동적인 시간을 가졌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후원으로 호남대학교 미디어영상공연학과와 고려인마을극단 ‘1937’이 공동 제작한 뮤지컬 ‘나는 고려인이다’는, 고려인의 강제 이주와 척박한 동토에서의 정착 과정 등 고려인들의 시련과 극복의 역사를 역동적인 무대언어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 2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의 첫 번째 공연의 성공이 중앙아시아 고려인 동포사회에 입소문이 나면서, 이날 키르기스스탄 국립드라마극장 관람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공연 시작과 함께 85년 전 역사에 몰입되기 시작했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 동포들이 척박한 동토의 땅에 버려진 극한의 절망감에 내뱉는 깊은 탄식의 노래로 막이 올랐다.

“하루아침에 일궈놓은 농토를 버렸다. 전 재산을 잃었다. 외양간 송아지 ‘음메’하고 찾아와 ‘음메’하고 우는데~ 추워서 너무너무 추워서, 배고파서 너무너무 배고파서 죽었어, 한해에만 만오천명이 죽었어…”. 배우들의 절규에 관객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객석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잠시 후, 우리글, 우리말, 우리 생각을 잊지 않고 꿋꿋하게 지켜온 한글노래와 당시에 고려인 동포들이 불렸던 민요를 재편곡한 메들리 장면에서 고려인 동포들은 모두 두 손을 불끈 쥐고 흔들며 감동과 환희에 젖었다.

키르기스스탄 고려인협회예술단 '만남'과 함께한 피날레 무대 또한 85년 기나긴 고난의 역사를 푸른 하늘에 날려버리는 감동의 순간을 연출했다.  

이날 박상철 총장은 고려인 1세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손을 꼭 잡고 공연을 관람한 뒤 공연 후 무대에 올라 인사말과 함께 공연단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했다. 

공연을 관람한 고려인 3세 나타샤 리 씨(34)는 “오늘 공연을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한국에 가고 싶다. 그리고 부모님께, 조국에 감사하다. 고려인, 한국인이 자랑스럽다”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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