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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외
노인과 바다 외
  • 최승우
  • 승인 2022.10.0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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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 오영진 옮김 | 256쪽 | 다상

인간은 파멸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2년 발표한 중편소설로, 1953년 퓰리처상을, 1954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그는 윌리엄 포크너, 피츠제럴드와 함께 미국 문학의 자부심이다. 헤밍웨이가 미국 문학에게 남긴 유산은 그의 문체다. 헤밍웨이 문체라고도 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잡다한 수식이 없고 간결하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릴 만큼 대중적 관심과 사랑을 받은 헤밍웨이는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다니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 행동주의 작가였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에게 주워들은 이야기 역시 귀한 사냥감으로 여겼다. 그는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쓴 편지에서 “좋은 글감이란 작가가 운 좋게 주워듣거나 실패를 거듭한 이야기들이다. 어쨌든 전자도 후자만큼 귀중하다”라고 썼다. 

쿠바로 자주 여행을 떠났던 헤밍웨이는 알고 지내던 한 어부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노인과 바다』다. 바로 운 좋게 주워들은 이야기가 소재가 됐다.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은 무려 84일 동안 고기를 한 마리도 낚지 못하다가 85일째 되던 날 먼바다에 나가서 거대한 청새치를 잡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낚아 올린 고기를 끌고 오던 도중 상어 떼에게 모조리 뜯어 먹히는 참담한 현실과 마주한다.

하지만 그는 청새치를 낚아 올렸던 승리의 순간과 마찬가지로 굴복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뼈만 남은 고기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처럼 단순한 내용의 소설이 헤밍웨이 특유의 하드보일드 문체와 인생관이 결합하면서 서사적 깊이를 지닌 위대한 소설로 탄생했다. 

작품 속 헤밍웨이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산타이고 노인은 말한다. '인간은 파멸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헤밍웨이의 의지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말이다.

작가는 『노인과 바다』에 자신의 모든 걸 걸고 결판을 냈다. 1954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평을 냈다.
“독보적 문체와 스타일로 현대 문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다상의 『노인과 바다 외』에는 ‘킬리만자로의 눈’, ‘살인자’, ‘정갈하고 밝은 곳’ 등 총 네 편이 실려 있다. 여기에 실린 단편은 헤밍웨이가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밝혔으며, 독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자주 회자되는 작품이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인간의 고뇌를 그린 『노인과 바다』, 자전적 요소가 강한 『킬리만자로의 눈』, 냉혹하고 비정한 현실을 간결하게 묘사한 하드보일드 문체의 표본이라고 할 만한 『살인자』, 우주적 고독과 실존적 불안을 술로 달래는 인간상을 그린 『정갈하고 밝은 곳」이 실려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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