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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남자, 주름진 여자
흰머리 남자, 주름진 여자
  • 최승우
  • 승인 2022.10.06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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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곡 지음 | 선인 | 355쪽

정신과 의사 천양곡의 정신의학 수필집

삶의 짐을 지고 가는 우리네 인생은 모두 이야깃거리다. 특히 정서적, 정신적으로 마음이 편치 못한 사람들의 삶은 더 힘들고 안쓰럽다. 우린 마음이 병들면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방황한다. 도움을 얻으려고 친구, 성직자, 상담사를 거쳐 점쟁이까지 보고 난 뒤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곳이 정신과 의사의 진료실이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함께 느끼고 말하다 보면 조그만 감동의 울림을 맛보게 된다. 그런 임상 체험을 책의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에 바탕을 둔 정신 질환들을 나열하고 그 위에 환자 사례를 얹어 놓았다. 더불어 책 속에 정신과 의사로서의 인생 경험을 솔직히 덧붙였다.

정신의학과 심리 용어는 대개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전문 용어는 되도록 피하고 쉬운 표현으로 잘 읽히게 힘썼다.

왜, 환자와 내 얘기가 글 속에 매번 나오느냐는 말을 듣는다. 거의 50년 가까이 환자들 만나 이야기 주고받으며 살았으니 환자와 나를 빼면 글감이 없다. 내 삶의 흔적을 단지 글 몇십 개로 남겨보겠다는 욕심은 정신 나간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체험을 바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서 내 나름대로 써보려고 노력했다.

내 곁을 스쳐간 모든 환자는 나의 스승이자 친구이다. 그들에게 끝없는 감사의 정을 표한다.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글 속에 기록된 인물, 사건, 상황 등은 환자의 사생활과 존엄성을 지키려고 조금씩 바꾸어 기술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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