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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온이 길러내는 ‘산업의 쌀’ 에틸렌
양이온이 길러내는 ‘산업의 쌀’ 에틸렌
  • 최승우
  • 승인 2022.10.04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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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카이스트 공동 연구팀, “전기이중층 양이온 종류·농도가 이산화탄소 전환 성공의 핵심 열쇠”

무색(無色)의 기체 에틸렌이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에틸렌이 플라스틱과 비닐, 합성고무 등 다양한 석유화학 물질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석유 대신 이산화탄소로 에틸렌을 만드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이 화제를 모았는데, 나아가 국내 연구팀이 전환 과정에 양이온이 미치는 영향을 샅샅이 밝혔다. 

지난 4일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무환)은 최창혁 포스텍 교수(화학과)·김형준 카이스트 교수(화학과) 공동 연구팀이 전기이중층 내 리튬, 나트륨과 같은 알칼리금속 양이온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의 활성이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양이온이 반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관자로 알려져 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은 이산화탄소와 물의 반응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나오지 않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생산법으로 각광받는다. 실제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반응의 작동원리는 기술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포스텍·카이스트 공동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한솔 씨(지스트 박사과정생, 공동1저자), 최창혁 교수, 신승재 씨(카이스트 박사, 공동1저자), 김형준 교수. 사진=포스텍

연구팀은 양자 역학에 기반한 원자 수준의 계산화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촉매-전해질 계면 내 양이온과 반응물의 움직임을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양이온이 반응중간체인 이산화탄소와 직접 결합하며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구팀은 양이온의 농도에 따른 에틸렌 생산 속도를 측정, 양이온 농도와 생산 속도가 실제로도 비례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극 주변 전기이중층 내 양이온 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전극-전해질 계면 제어 기술을 추가적으로 확보했으며, 고성능 에틸렌 생산에 성공했다.

최창혁 교수는 “양이온과 반응중간체의 결합이 에틸렌 생산을 위한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핵심 작동원리임을 밝힌 결과”라며 “향후 본 기술의 산업화를 위한 핵심적인 접근법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수전해 기술 등 다양한 에너지 산업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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