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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강의 무산, 실내강의 강행
천막강의 무산, 실내강의 강행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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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신문

동국대의 직위해제 결정으로 강의권을 박탈당한 강정구 교수(사회학과)가 ‘천막 강의’를 시작했다. 지난 8일 ‘국가보안법 폐지와 학문의 자유 수호, 강정구 교수 탄압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주최로 대학본관 앞 팔정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천막 강연’은 일부 보수단체의 극렬한 반대시위로 동국관으로 옮겨 진행됐다.

이날 강의에서 강 교수는 “해마다 3월이면 학생을 만날 기대에 가슴이 설레었다. 올해도 역시 설레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우리 사회의 반학문적, 반지성적 상황 때문에 무산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제가 오늘, 강의를 하는 것이 요란스러운 것은 저의 필화사건 때문인데 필화사건은 ‘냉전 성역 허물기’라는 저의 학문적 좌표에서 비롯됐다”라며 “‘남북현대사와 평화·통일’이라는 전공 분야를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냉전 성역 허물기’가 제 학문의 제 1과제로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박사학위논문부터 일관되게 학문의 좌표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일, 반중, 반프랑스는 괜찮고, 왜 미국비판과 반미만은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이중 삼중의 잣대는 보편성을 잃은 상식 이하의 억지 기준”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강 교수의 직위해제 결정이 철회될때까지 대학본관 앞에서 ‘천막강연’을 계속할 예정이다. 3월중에는 14일 ‘학문의 자유와 강정구 교수 필화사건’(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22일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와 함께하는 진보강연’(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29일 ‘한국정치와 강정구 교수 필화사건’(임종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

한편, 강 교수는 지난달 13일 동국대 이사회의 직위해제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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