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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경험플랫폼 구축…학습목표로 패러다임 전환
학습경험플랫폼 구축…학습목표로 패러다임 전환
  • 염재호
  • 승인 2022.08.2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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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내일을 말한다 ⑩ 염재호 태재대학 총장

미네르바대학을 창립한 벤 넬슨은 대학이 쓰는 비용중 70~80%는 캠퍼스에 들어간다며 대학의 기능이 지식 전수와 창출이라 할 때 이 같은 비용이 필요한지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창업한 미네르바대학은 온라인으로 지식을 전수하며 학생 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방법으로 학생 중심교육을 실현했다. 내년 개교를 앞둔 한국판 미네르바대학인 태재대학도 학생 중심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학 원격교육 혁신 콘퍼런스’에서 염재호 태재대학 총장은 미네르바대학보다 30~40%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으로 학생을 위한 교육을 할 것이라 밝혔다. <교수신문>은 염 총장의 발표 내용 중 일부를 정리했다

연재호 태재대학 총장. 사진=교육부
염재호 태재대학 총장. 사진=교육부

미네르바 대학을 설계한 코슬링 교수가 제일 강조하는 것은 교육목표(teaching objective)가 아닌, 학습목표(learning objective)였다. 학업계획서를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나눠줄 때도 교수들이 교수목표를 쓰는데, ‘학생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학습목표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교양과목 없애고 ‘휴먼스킬’ 교육

교육을 잘한다는 핀란드는 중학교 3학년까지 동일한 문제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유는 학생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배움의 성장 속도가 늦는 학생이 있고 빠른 학생도 있는데, 학생들에게 똑같은 시험을 봐서 재단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게 핀란드 교육의 핵심이다. 또한, 핀란드 교사는 학기초에 담당하는 학생과 어디까지 진도를 나갈 것인지를 합의한다. 학생은 그것을 달성하면 A이고 불성실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낮은 점수를 받는다. 동일한 잣대로 순위를 매기지 않으며 이 같은 학생 중심교육이 우리 교육의 미래이기도 하다.

태재대학은 미네르바를 기본 모델로 했지만 30~40%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학년 학생에게 외국어, 수학, 기초과학, 역사, 철학 같은 교양과목은 안 가르친다. 인지과학을 전공한 코슬링 교수는 휴먼스킬이라고 해서 4개의 영역을 만들었는데 태재대학은 여기에 2개를 더 가르칠 계획이다. 미네르바가 학습시키는 4개의 휴먼스킬은 비판적 사고, 창조적 사고, 설득능력, 협동능력이다. 태재대학은 여기에 글로벌 마인드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공감능력을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가르칠 계획이다. 1학년은 기초역량에서 10과목을 들어야 하며 학생들은 군사훈련 하듯이 혁신하기 위한 기초 훈련을 완벽하게 숙달해야 한다.

 

LMS 대신 LXP 도입…메타버스로 등교

대학에는 4개의 전공(인문사회, 자연,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 비즈니스 혁신)이 있으며 한 1과목은 4학점으로 돼 있다. 2학년부터 30개 과목을 들어 120학점이면 졸업한다. 전공은 어디에서든 7개만 들으면 프린스턴대처럼 전공으로 인정해줄 계획이다. 이것도 싫다면 학생이 자기 주도로 전공을 설계할 수 있고, 학부에서 종합적인 인재가 되겠다고 하면 혁신역량 전공으로 졸업할 수 있다. 

2학년 2학기부터는 전 세계 네 나라를 반년씩 돌아다니게 한다. 학생들은 자기 모국어와 영어를 제외하고 최소한 제2외국어 2개를 2학년 1학기까지는 중급 수준으로 숙달해야 한다. 파이썬 프로그램도 중급 이상 숙달해야 한다. 태재대학은 1%가 그 사회를 먹여 살린다는 신념 아래, “이 정도 훈련받지 않고는 리더라고 하지 마라!”라는 생각으로 대학 시스템을 설계했다.

다른 대학에서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많이 사용하지만 태재대학은 학습경험플랫폼(LXP: Learning Experience Platform)을 만들고 있다. LXP는 고등학교 때부터 졸업할 때와 졸업한 후 커리어까지 연결해 어떤 교과를 듣고 비교과를 들었는지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전 과정은 온라인 과정이며 20명 이하 토론 수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모든 수업은 녹화되고 교수들과 에듀케이션 이노베이션 센터는 이를 분석한다. 이 같은 학생중심 지도는 한 학년이 200명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미네르바 대학은 캠퍼스가 없기에 학생들이 소속감이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창덕궁 전체를 메타버스로 디자인해서, 일본에 있건 미국에 있건 메타버스로 아침에 등교해 학생들이 서로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규장각을 디지털 라이브러리로 활용하고, 영화당 같은 곳을 강당으로 쓰고 이 안에 동아리방도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제2 메타버스 캠퍼스는 우주정거장에 만들어 지구를 내려다보며 글로벌 이슈를 토론하게 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정규직 교수는 20% 안 되고 테뉴어는 없다

lx태재대학은 행정인력은 최소화했다. 미래형 조직으로 학교에 정규직 교수는 20%도 안 되고 파트타임 교수진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신 상담 센터나 글로벌 이니셔티브 센터, 에듀케이션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통해 학생에 대한 지원은 충분히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교수는 오직 교육에만 집중하고 센터와 같은 곳에는 명예교수나 석·박사급 전문인력이 10명 이상 배치돼 학생들의 학습을 분석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4단계의 교수가 있다. 정규교수(full-time faculty)가 있긴 하지만 테뉴어는 없다. 3년마다 새로운 교수를 채용하고 연봉은 총장과 협의해 정할 계획이다. 대학의 교수들은 한 달 정도 액티브러닝 방법을 배워야 하고 2주 정도의 워크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교수를 교수화’하는 것이다. 학생만이 아니라 교수에 대한 강의평가도 있다. 풀타임 교수들은 6월 중순에서 7월 말까지 한 달 반 정도 임용지원을 받았고, 하버드·스탠포드·예일·콜롬비아·옥스포드 등에서 191명이 지원했다. 

정규교수 외에도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교수진(Global Eminent Faculty), 겸임 교수진(Adjunct Faculty), 글로벌 리더 위원회(Global Leaders Council)가 있다. 겸임 교수진은 미국에서는 9개월만 가르치기 때문에, 나머지 기간에는 유명한 대학교수가 1~2과목을 가르치도록 할 계획이다. 세계적 명성 교수라고 해서 몇 분을 모셨고, 이들은 모두 노벨상급 교수들이다. 또한, 글로벌 리더 회의를 통해 1년에 한 번 학생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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