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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가 된 임진왜란
엽서가 된 임진왜란
  • 최승우
  • 승인 2022.08.14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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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지음 | 선인 | 530쪽

1910년 8월 29일 조선(대한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날 밤 초대 총독이 된 한국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는 “고바야카와(小早川, 다카카게(隆景))·가토(加藤, 기요마사(淸正))·고니시(小西, 유키나가(行長))가 살아있다면, 오늘 밤의 달을 어떻게 바라볼까”라고 읊었다고 한다. 대한제국이 ‘식민지 조선’이 된 날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은 임진왜란을 불러낸 것이다. 일본 측 임진왜란을 대표하는 세 무장인 고바야카와·가토·고니시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신이 이루어 냈다는 성취감, 만족감, 과시욕, 자부심의 표현이었다.

이 책은 근대 이후 특히 20세기 전반에 일본과 조선에서 발행된 사진엽서나 그림엽서에 담긴 16세기 말에 일어난 임진왜란의 모습을 살펴보려고 한 시도다. 책 제목처럼 이 책에서 사용한 기본 사료는 근대 엽서다. 일본인이 발행한 이 엽서를 ‘에하가키(はがき·えはがき·エハガキ)’라고 부른다. 최근 ‘에하가키’를 자료로 하는 연구가 늘어나면서, 연구자에 따라 그림엽서, 사진엽서, 사진그림엽서 등으로 번역되거나, 사진에하가키(寫眞繪葉書)로 쓰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림으로 된 것도 있고, 사진으로 된 것도 있기 때문에, 그림엽서/사진엽서 어느 쪽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양쪽을 포괄하는 ‘사진그림엽서’가 좀 더 정확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편의에 따라 사용하였으며, 줄여서 그냥 엽서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책에서 쓰는 ‘엽서’라는 용어는 근대에 발행된 사진·그림이 담긴 엽서를 뜻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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