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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
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
  • 최승우
  • 승인 2022.08.14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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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외 9인 지음 | 역락 | 368쪽

여행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요한 취미가 되었다. 많은 여행서가 있지만, 단순한 장소 소개가 아닌 영화와 문학 콘텐츠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색다른 고품격 여행이 될 수 있다.
이에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박사 출신 교강사들이 원고를 써 『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세상에 내놓았다.
‘여행’의 가치를 문학·영화 작품과 관련지어 깊이 있게 재발견케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물론 시중에는 인기 작가와 여행전문가의 여행기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제는 여행에 ‘깊이’를 더할 때라고 생각한다. 가볍게 떠나는 여행이나 교양 수준의 인문학적 접근도 좋지만, 작가와 작품 속에서 ‘장소’와 ‘여행’, ‘시대성’의 고품격 가치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행의 직접 체험이 선사하는 ‘낭만’에 더하여 문학기행과 영화기행을 통한 ‘사유’와 ‘교양’을 맛볼 수 있는 여행인문 에세이집이라 할 수 있다. 유럽(스페인, 프랑스), 아시아(중국, 일본, 타이완), 미국, 한국 등의 명소를 여행하는 기분도 에세이에 담아낼 뿐만 아니라, 그 장소에서 만난 문학작품과 영화 이야기, 작가들의 삶에 묻어난 시대 감각을 인문학자들만의 유쾌함과 진지함으로 풀어내었다.
『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는 대륙별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 ‘유럽’에서는 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소설과 영화 〈향수〉는 프랑스가 배경이지만, 영화의 주요 촬영지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다. 또한 파리까지 가기까지 여행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을 살펴본다.

2부 ‘아시아’는 영화 〈패왕별희〉, 〈호우시절〉, 〈적벽〉의 탄생지 중국 사천의 문화기행을 통해 문화콘텐츠 배경을 짚어본다. 일제강점기 지식인이 본 임화의 일본 기행시와 김조규의 만주 기행시를 살피며 아시아 도시의 의미를 성찰한다. 이뿐만 아니라 타이완의 청춘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통해 팬데믹 속 랜선여행의 의미와 레트로 감성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한다.
3부 ‘미국’에서는 작가들의 기행기나 문학관을 살피고자 한다. 전숙희의 미국여행이 지닌 시대적 특성과 여행의 의미를 고찰한다. 그리고 영화 〈바그다드 카페〉에서 나타난 여성들의 여행 의미도 살펴본다.
4부 ‘한국’은 아시아에 포함되지만, 한국문학 전공자들의 문학관련 연구여서 따로 챕터를 구성하였다. 이 장에서는 한국문학에 나타난 장소 및 문학관 기행을 통해 여행의 의미를 성찰한다. 김기림의 기행시를 살펴보고 윤후명 작품에 나타난 강릉기행도 살펴본다. 박재삼 시인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 건립된 박재삼 문학관 기행을 통해 박재삼의 대표시를 깊이 있고 진솔하게 느껴볼 수 있다. 또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하동 기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알프스를 만나 본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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