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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네이션
오리지네이션
  • 최승우
  • 승인 2022.07.2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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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파이크 지음 | 이재열 외 3인 옮김 | 푸른길 | 392쪽

(탈)글로벌화의 물결 속에서 투자,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판매, 소비 등 여러 경제활동 간의 지리적 불일치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 명백해졌다. 이처럼 복잡해진 경제의 현실 속에서 브랜드 상품과 서비스의 원산지도 의문과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오리지네이션』은 브랜드와 결부된 장소성과 공간성을 파악하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리지네이션’은 행위자들이 브랜드와 브랜딩에 지리적 결합을 구성해 특정 시·공간 시장 상황에서 어떻게 재화나 서비스에 의미와 가치를 포착하고 스며들게 하는지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브랜드와 브랜딩에서 다소 미흡했던 지리적 관점을 제시한다. 기업은 상품과 원산지(장소)를 결합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반대로 상품과 원산지의 결합이 와해될 경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부정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버버리, 애플 등 실제 사례를 들어 재화와 서비스의 지리적 결합이 어떻게 형성되고 와해되는지, 그 가운데 브랜드와 브랜딩 행위자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다.

제1장은 서론에 해당하는 장으로 원산지의 중요성과 브랜드와 브랜딩의 역사, 브랜드와 브랜딩에서 지리학적 연구가 미흡한 현실을 파악함으로써 오리지네이션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제2장에서는 브랜드와 브랜딩을 지리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개념적, 이론적 기초를 확립한다. 브랜드와 브랜딩을 정의하고, 브랜드와 브랜딩에서 불가피한 지리적 연결과 함의에 대한 설명도 제시한다.

제3장은 오리지네이션의 개념을 보다 상세히 정의하고 설명한다. 지리적 원산지와 유래의 문제, ‘원산지 국가’에 대한 연구의 동향, 브랜드 상품과 브랜딩의 사회·공간적 역사를 검토한다.

제4장에서는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을 기반으로 한 뉴캐슬 브라운 에일을 사례로 로컬 오리지네이션을, 제5장에서는 영국의 버버리를 사례로 국가적 오리지네이션을, 제6장에서는 애플을 사례로 글로벌 오리지네이션을 살펴본다. 이 장들은 저자의 심층적인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7장에서는 지역발전과 오리지네이션의 관계를 살핀다. 브랜드와 브랜딩의 지리적 결합 속에서 지역발전에 가담하는 행위자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역량과 명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을 사례를 통해 검토한다.

제8장은 결론에 해당하는 장으로 책의 핵심 주장과 학문적 기여를 정리하면서 브랜드와 브랜딩의 지리에서 정치경제와 문화경제 측면에 관한 오리지네이션의 광범위한 논의와 이것이 기여하는 바를 언급한다. 또한 지역발전의 정치 측면에서 오리지네이션의 함의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브랜드와 브랜딩은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오리지네이션』은 이러한 경향에 새로운 학문적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브랜드와 브랜딩에 관한 지리적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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