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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아유르베다, 모디의 아유쉬 정책으로 음지에서 양지로
[글로컬 오디세이] 아유르베다, 모디의 아유쉬 정책으로 음지에서 양지로
  • 양영순
  • 승인 2022.07.15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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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양영순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연구교수
아유르베다는 인도의 대표적 전통의학으로, '생명의 지식'을 뜻한다. 사진=픽사베이

“생명의 지식”을 뜻하는 아유르베다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인도의 전통의학이다. 아유르베다는 이미 기원전 6세기경 당시 의학교육의 메카였던 탁샤쉴라에서 7년 수련코스가 있었을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아유르베다 이전의 고대 의술은 주술 종교적 치유였지만, 경험적이고 실제적인 치료의 방법론과 병증의 원인을 파악하는 병인론이 발전되면서 ‘아유르베다 의학’으로 성립돼갔다.

이론과 임상을 갖춘 의학 텍스트들이 지어지고, 체계적인 도제시스템의 의술 수련 과정이 엄격하게 실시됐다. 아유르베다는 기원후부터 왕조의 후원 하에 번성해갔지만, 이슬람의 인도 침공을 거치며 오랜 침체기를 보냈다. 그리고 영국의 인도식민통치를 겪으며 아유르베다 의학은 큰 진통을 이겨내고 변혁을 이뤄갔다.

영국은 인도에 당시 유럽의학을 도입했다. 19세기 초반, 인도의 보건 및 의료교육 정책은 유럽의 새로운 의학체계가 적용된 것이다. 이로써 전통의학의 교육법인 스승과 제자간의 도제교육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인도의 주류의학이 된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아유르베다같은 전통의학은 구시대의 퇴보한 사이비 의학으로 취급받으며 비주류로 내쳐졌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은 아유르베다뿐 아니라 당시 인도의 또 다른 전통의학들이 겪는 어려움이었으며, 오늘날 현대에도 인도와 전 세계 전통의학이 서양의학에 대해 갖고 있는 과제이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국제질병분류(ICD)에 한의약을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한의학계와 양의학계의 갈등 및 대립은 여전하다. 중국의 경우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중의학을 육성하여 발전시키고 있지만, 중국의 의학저널들과 세계 언론사들은 중국의 중의학과 의약정책을 비판하며 우호적이지 않다.

이러한 과제는 인도 전통의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인도의 경우는 식민지하에서 서구의학이 도입되면서 전통의학의 내부적 변혁이 이뤄져서 전통과 결별한 ‘모던 아유르베다’가 형성됐다. 모던 아유르베다는 서구 의학체제를 나름대로 소화해냈는데, 대표적으로 의학교육 시스템에 현대의학 과목을 다양한 비율로 포함시킨 것이다. 그리고 내적으로는 아유르베다 의학의 표준화와 약제화를 이뤄냈다. 현재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대량생산 원칙에 따라 의약품을 표준화한 것이다.

그러나 아유르베다만이 인도의 전통의학인 것은 아니다. 수많은 문화들이 혼재된 거대한 인도아대륙에는 각 지역의 문화에 따른 다양한 전통의학이 공존하고 있었다. 아유르베다는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힌두문화의 중심적 전통 의학이었고, 이슬람교의 유나니의학, 인도 타밀권역의 의학인 싯다의학, 인도북부와 티베트의 소와릭파(티벳의학)등이 있었다. 

다양한 전통의학을 변별하지 못했던 영국에 대항해 식민지하 민족주의의 발전과 함께 전통의학들은 스스로를 차별화시키고 부각시켜갔다. 독립 후 인도 정부는 점차적으로 아유르베다를 중심으로 전통의학을 장려하는 정책을 발전시켜갔다. 

특히, 현 인도 국민당 총리인 모디(Modi)가 집권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는 전통의학들을 모두 총괄하여 AYUSH라고 이름붙이고, 이를 아유쉬부(The Ministry of Ayush)로 독립시켰다. 아유쉬부가 포괄하는 다양한 전통의학은 A(Ayurveda, 아유르베다), Y(Yoga & Naturopathy, 요가와 자연요법), U(Unani, 유나니), S(Sowa Rigpa, 소와릭파), S(Siddha, 싯다), H(Homeopathy, 동종요법)이다. 요가와 자연요법, 게다가 동종요법까지 전통의학 범위에 포괄시켜 인도 전역의 전통적 의학과 대체의학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고 있다. 

이 부처는 인도의 국민보건정책과 경제산업 정책의 중추를 담당하며 모디의 힌두민족의(hindutva) 정책을 대표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앞장서 이끄는 ‘세계 요가의 날’ 행사는 문화적 민족주의로 비판받기도 한다. 몇 년간 COVID-19를 대응했던 아유쉬 보건 정책도 여러 비판을 받았지만, ‘건강한 인도’를 위한 ‘아유쉬만 바라트’라는 대규모의 국민건강 및 보건정책은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 정부에서 대 국민 의료정책으로 도입하는 전통의학의 현대화가 얼마나 성공적일지, 모디의 민족주의 정책으로 이용되며 한시적으로 양지화되는데 그치진 않을지 우려된다. 그러나 끊임없이 서구의학으로부터 사이비의학으로 취급받고 비판받는 세계 전통의학의 판도에 모디의 아유쉬 정책이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고 싶다.

 

양영순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연구교수
동국대에서 인도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인도철학과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인도의 요가 철학, 자이나교, 그리고 인도의 전통의학 및 아유르베다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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