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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변혁의 밀알, 예수
세상 변혁의 밀알, 예수
  • 김충현
  • 승인 2022.07.1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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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역사로 본 21세기 공공리더십 ⑲_김충현 충남대 연구교수·리더스피릿연구소
예수 모자이크. 출처=브리타니카 백과사전
예수 모자이크. 출처=브리타니카 백과사전

 

사람들은 리더란 누군가를 이끄는 존재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는 먼저 자신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류를 구원하고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보내진 존재임을 알았고, 그것을 죽기까지 감당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따라서 사탄이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천하만국을 네게 주리라’라고 유혹했을 때,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마4:10)라고 말하며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예수는 마지막에 ‘다 이루었다’(요19:30)고 말했다. 이 말은 일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명을 완수했음을 뜻한다. 어떻게 예수는 흔들림 없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분명한 관점(perspective)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바로 하나님의 관점, 천국의 관점이었다. 예수는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26:39)라고 기도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만을 계속해서 상기했기 때문에 끝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직을 이끌고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을 목표를 공유하는 동료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구성원은 내면에서 나오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목표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예수는 제자들을 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역자이자 후계자로 생각했다. 사실 예수의 제자들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어부이거나 세리 혹은 직업조차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요14:12)라고 말하며, 제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가르치고 보여줬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예수는 자신이 떠난 이후 자신을 대신해서 사명을 감당할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 낚는 어부’로 제자들을 불렀고 3년여 동안 자신의 행동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제자들을 훈련시켰다. 

또한 예수는 최종적으로 제자들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예수께서 그의 열두 제자를 부르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시니라’(마태 10:1)는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의 권능을 양도하고 자신이 했던 행동을 제자들에게 하도록 명령했다.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은 단순히 일을 맡긴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가 보여줬듯이, 전적인 신뢰의 표시이며 함께 있으면서 필요할 때 도움을 줌으로써 능력을 한층 더 높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베드로는 자신이 물에 빠질 때 즉시 손 내밀어 주었던(마14:31) 예수의 도우심을 믿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라고 말했듯이, 예수는 신에 대한 사랑이 곧 인류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의 사랑은 조건 없는 자기희생이다. 예수는 인류 구원을 위해 기꺼이 십자가의 고난을 선택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14:15)라고 하며 사랑을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예수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설교한 것도 혹은 혁명을 일으킨 것도 아니었다. 예수는 자신처럼 행하도록 제자들을 훈련시켰을 뿐이다. 그런데 그 11명의 제자가 로마제국을 변화시켰고, 지금은 수천만의 제자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2010년 작고한 고 이태석 신부를 상기해 보자. 그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라는 예수의 말에 이끌려 아프리카 수단으로 갔다. 그곳에서 8년 동안 매일 200~300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봉사했지만, 정작 자기 몸이 병드는 줄은 몰랐다. 결국 47세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등졌지만, 예수의 길을 따랐던 이태석 신부를 본받으려는 57명의 의사가 수단 현지에서 새롭게 탄생했다. 하나의 밀알에서 57개의 열매가 맺혀지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면, 구성원들이 변화되고 그들을 통해 세상이 천천히 변화하는 것이다. 세상의 변화를 잉태한 작은 밀알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김충현 충남대 연구교수·리더스피릿연구소
충남대에서 프랑스 종교전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충남대에서 교양강의를 하고 있다. 저술로 『공공성과 리더스피릿』(공저, 2022), 『고전의 창으로 본 리더스피릿』(공저, 2021), 『17세기 후반 위그노 망명과 영국의 명예혁명』(2020), 『루이 16세의 <관용칙령>과 얀센주의 운동』(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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