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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새 9곳으로 늘어나…‘북한학’ 석사과정도 개설
20년 새 9곳으로 늘어나…‘북한학’ 석사과정도 개설
  • 현수진
  • 승인 2022.07.12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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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만난 한국학 ① 영국의 한국학 교육·연구기관 현황(1) 

‘런던에서 만난 한국학’ 연재를 시작한다. 최근 한국학 인기의 원인과 동향을 영국 런던 현지에서 관련 연구자 인터뷰 등을 통해 분석한다. 국내외에서 한국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를 만나한국학 연구의 세계적인 동향과 연구주제·방법, 시각 등을 다룰 예정이다. 영국과 유럽의 한국학 관련 대학과 연구소를 소개하고, 한국과 영국의 대학원 교육 실태도 살펴본다. 성균관대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소아즈 런던대 방문학자로 있는 현수진 객원기자가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전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한국학(Korean Studies)’이란 “한국에 관련된 각 분야를 연구하는 학문. 한국의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를 다룬다”라고 정의된다. 한국학의 개념과 범위는 개별 연구마다 조금씩 다르게 규정되나 대체로 한국과 관련된 학문 전반을 의미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속 한국과 한국 문화의 위상이 ‘K컬처’라는 이름과 함께 날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최근이지만, 국내와 해외에 존재하는 한국학 학술장 간의 단절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국내 학계에서는 학문 전 분야에서 양질의 연구가 다수 쏟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연구 성과가 국제적으로 학술적 권위를 갖고 있는 언어인 영어로 제대로 소개되거나 번역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한국어문학 중심의 ‘영국·유럽’ 한국학

반면 해외 학계에서는 한국어로 수행된 연구에 대한 접근도가 높지 않아 한국 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교수신문>의 ‘런던에서 만난 한국학’ 기획 목적은 국내외 한국학 학술장의 상호 교류를 위한 작은 교량을 놓는 데 있다.

그 첫 번째 시도로 영국 내에서 한국학과 관련된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하는 주요 대학과 연구소를 소개한다. 영국·유럽의 한국학 교육과 연구는 대부분 현지 출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인 교포가 학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영국에서의 한국학 연구와 교육현황’, 연재훈)

또한 한반도와 국가적인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얽혀 있음에 따라 한국어문학과 함께 지역학으로서의 동아시아학이 발달한 미국과 달리, 영국·유럽의 한국학은 실용성이 강한 한국어문학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는 특징이 있다.(‘해외한국학 동향 분석 및 발전요인 연구’, 곽수민)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은 세계 한국학 연구의 중심지 중 한 곳으로 해외 한국학 연구 동향을 파악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영국 내에서 한국학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주요 대학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① 한국학 학위 과정을 학사, 석사, 박사 모든 단계에서 제공하는 곳(소아즈 런던대, 센트럴 랑카셔대) ② 한국학 학위 과정을 석사, 박사 단계에서 제공하는 곳(옥스퍼드대, 캠브릿지대, 에딘버러대) ③ 한국학 학위 과정을 학사 단계에서 제공하는 곳(셰필드대) ④ 한국학 학위 과정은 없으나 한국학 교육을 제공하는 곳(더램대, 리즈대, 뉴캐슬대) 등으로 총 9곳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1999년에 한국학 전공의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이 3곳(소아즈 런던대, 셰필드대, 옥스퍼드대), 한국어나 관련 강좌를 개설한 대학이 3곳(뉴캐슬대, 더램대, 리즈대) 정도였음을 고려한다면 약 20여 년 사이에 질적·양적인 발전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영국에서의 한국학 연구와 교육현황’, 연재훈)

영국 런던대 전경. 사진=현수진

센트럴 랑카셔대, ‘남·북한’ 모두 중요하게 고려 

이번에는 우선 첫 번째 유형인 한국학 학위 과정을 학사, 석사, 박사 모든 단계에서 제공하는 연구기관을 살펴보려고 한다. 소아즈 런던대(SOAS University of London)는 1946년에 한국학 관련 강좌를 개설한 뒤부터 오랜 기간 한국의 언어,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육과 연구를 지속해 온 영국·유럽 내 대표적인 한국학 연구기관이다.

학위 과정으로는 동아시아 언어 및 문화학부(Department of East Asian Languages and Cultures)에 학사(한국어), 석사(한국학), 박사(일본 및 한국학) 전공이 개설돼 있고, 한국어문학 및 19~20세기 한국사를 전공한 교수진들이 소속돼 있다. 교수진들의 직접적인 전공은 아니지만 정치학, 예술, 음악 등에 관한 교육과 연구 기회도 제공한다. 학과와 별도로 설립된 한국학센터(Centre of Korean Studies)에서 방문학자를 비롯한 연구진을 받고 각종 학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잉글랜드 북부에 위치한 센트럴 랑카셔대(University of Central Lancashire)는 2014년에 한국학국제센터(International Institute of Korean Studies)를 설립한 데 이어 세종학당과 한국어능력시험(TOPIK)도 운영하는 등 최근 한국학 연구를 강화하고 있는 연구기관 중 하나이다.

학위 과정으로는 인문학, 언어 및 글로벌학부(School of Humanities, Languages and Global Studies)에 학사(아시아태평양학-한국학), 석사 및 박사(한국학) 전공을 운영한다. 특이하게도 북한학(North Korean Studies) 석사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는 영국 내 유일한 학과이기도 하다. 교수진의 전공은 한국어문학을 비롯해 한국인 디아스포라, 남북관계 및 대북지원, 남북한 정치사회학 등으로, 여기서도 센트럴 랑카셔대가 한국학의 범주에 남북한 모두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다음 기사에서 한국학을 일부 학위 과정에서 교육·연구하는 영국 내 대학들을 살펴보고, 그 동향과 특징을 분석해 보려고 한다.

참고 자료 : 「영국에서의 한국학 연구와 교육현황」(연재훈, 1999), 「해외한국학 동향 분석 및 발전요인 연구」(곽수민, 2012)

현수진 객원기자
현재 소아즈 런던대 방문학자로 있다.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고려시대 관인상의 형성과 변화」라는 제목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에서 고려시기 유학 정치사상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신진 역사연구자 모임인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의 미디어팀 팀장을 맡았고 팟캐스트 <역사공작단> 제작에 참여했다. 『달콤 살벌한 한·중 관계사』(서해문집, 2020)와 『만인만색 역사공작단』(서해문집, 2021)의 공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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