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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요동친다…"좌파 맞나?" 비판도
'진보'가 요동친다…"좌파 맞나?" 비판도
  • 최장순 기자
  • 승인 2006.0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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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진보교수들, 정책포럼 등 모임 활발히 결성

지난해 12월 23일 한겨레 선진대안포럼이 개최한 신년특집 대토론회에서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진보 세력) 일부는 자유주의적 현실권력에 참여했고, 일부는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일부는 우경화, 보수화했고, 일부는 전통적 ‘운동권’에 잔류하고, 일부는 비판적 관조주의에 침잠해 있다”라고 언급한 뒤, 진보세력의 정체성 혼란과 현실대응력 빈곤을 진보의 위기로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까지 非진보 진영의 목소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이른바 뉴라이트 운동이 그것.

한국의 수구우파와 수구좌파를 비판하며 등장했던 뉴라이트 운동이 꽤나 요란스럽게 兩强체제(뉴라이트네트워크/뉴라이트전국연합)를 구축하는 동안, 진보진영의 대중적 목소리는 가청주파수에도 이르지 못했다. 진보의 침묵 앞에서 정치적 색채가 짙은 신보수진영의 목소리는 조금씩 주목을 받아왔고, 지금은 어느 정도 조직의 체계를 정리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좌파들은 어느 정도 상대적 위기감을 체감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物極必返의 이치를 알고 있지 않은가. 진보진영이 위기의 극에 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위기는 기회로 전화된다. 과연 진보진영은 이러한 상황 속에 '틈새'를 내어 정책 생산의 싱크탱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이념 보다는 정책!

좋은정책포럼(공동대표: 임혁백 고려대 교수, 김형기 경북대 교수)은 구체적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출발했다. 임혁백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립대회 개회사에서 “현재 한국의 진보세력에 필요한 이념적, 정책적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하였다”며, 포럼의 이념적 컨텐츠를 ‘지속가능한 진보’로, 정책적 컨텐츠를 ‘좋은 정책’으로 상정했다. 지속가능한 진보운동을 위해 이념 보다는 정책을 택하겠다는 말이다.

▲좋은정책포럼 창립선언문 © 좋은정책포럼

좋은정책포럼은 ‘국가’와 ‘시장’이 빚어내는 대립구도에 시민사회를 배치시켜 3부문간의 상호견제와 협력관계를 추구하며, 민주개혁을 지향하는 사회 각 층, 각 지역의 지식인, 정책 전문가, 정책 당국자, 정책 이해관계자, 국민을 연결하는 개방적 정책 네트워크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개방형 네트워크 구축의 차원에서, 이미 경기에서 부산에 이르는 11개 지역에 각 대학교수들을 운영위원으로 확보한 상태다.

포럼의 성격에 대한 질문에, 조명래 사회 2분과 운영위원(단국대 교수)은 “이념대결은 하기 싫다. 구좌파는 이념적 유연성이 없고, 관념성이 강하다. 우린 기본적으로 진보라는 입장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념적 좌우를 극단적으로 따지지 않으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구좌파들의 이념적 경직성과 정책적 무능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좌파의 현실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것은 국정을 맡아봐야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을 맡아볼 기회가 없었던 좌파를 무조건 무능력하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정책적 능력 배양을 위한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반박했다.

 민중운동은 어디있나?

▲장상환 진보정치연구소장 © 진보정치연구소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민주노동당 부설 기관인 진보정치연구소의 소장이다. 장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우파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좋은정책포럼의 등장이) 레프트를 강화해야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라고 평했다. 장 소장은 이어서 “하지만, 좌파로 볼 수 없는 단체가 좌파적 언술을 구사하며 활동하는 건 진보진영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고착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좋은정책포럼은 진보로 볼 수 없다는 것. 그는 그 이유로 “크게 보면 현 정부 정책을 보완하며 사회 양극화현상을 줄이자는 것인데, 이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민중운동과 별 관계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진보정치연구소는 분배를 중시하며 앞으로 사회․정치․경제 관련 문제에 있어서 구체적 수치를 바탕으로 연구해갈 것으로 보인다. 진보정치연구소는 △ 유능한 진보 △ 선명한 진보 △ 미래지향적 진보를 추구하며, ‘행복한 나라 만들기, 10년의 희망설계’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며, 또한 국가 사회 재설계를 위한 연구활성화와 이에 바탕한 담론 제작을 위해 문고판 도서와 주기적 연구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윤철 연구기획실장에 따르면, 연구소는 △ 총괄기획그룹 △ ‘나눔의 사회’ 설계 그룹 △ ‘미래사회 지도’ 그리기 그룹으로 세분되는데, 각 그룹 및 라인에 따라 교수들이 비상임위원으로 현재 배치조정 중에 있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세교연구소이다. 40주년을 맞이한 창작과 비평(창비)이 세교연구소를 별도로 출범시킨 것. 사실 세교연구소는 창비 편집위원들의 공부모임을 확대한 것이다. 백영서 신임주간은 한 언론을 통해 “창비의 인력풀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창비 지면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사회 비전에 관한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틀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창비의 백낙청 편집인은 ‘6․15 시대의 대한민국’이라는 글에서 ‘변혁적 중도주의'라는 용어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참된 진보노선”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이념적 대립에 힘을 소모하기 보다는 정책을 중심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석된다. 또한 백영서 신임주간은 동아시아 진보 지식인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온라인 창비 동아시아판을 선보이며, 6월에 국제 학술대회도 주최할 것으로 전해진다.

세교연구소는 45명의 인력풀을 가동하며 진보진영의 담론을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정구조 독립된 싱크탱크 필요. 눈칫밥은 저리가라!

▲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소장: 스트로브 탤벗). 작년 4월 출범한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코리아연구원)과 올 3월말 출범 예정인 희망제작소는 브루킹스를 모델로 상정했다. 브루킹스는 진보 성향의 미국 싱크탱크로 90년 역사를 가진 대표적 연구집단. 코리아연구원과 희망제작소는 정부, 기업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민간 싱크탱크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 브루킹스 연구소 홈페이지

코리아연구원(원장: 임원혁 KDI 연구위원)에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30-40대 소장 진보적 사회과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연구서를 내고 있다. 작년만 해도 5개월 남짓만에 현 진단 16건, 특별기획 15회, 외부 기관과 공동 포럼 1건 등 소득을 올렸다. 코리아연구원은 정치․외교․경제․통상․사회통합 부문에서 실증적 분석에 기초한 정책대안 및 국가전략을 제시하여 민주적 공동체의 번영에 기여하고자 한다.

코리아연구원은 홈페이지 공개된 내용 외 인선 접촉문제가 진행중이어서 참여 인력을 밝히기 곤란한 상황이며, 현재 상근활동가를 모집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주축이 되어 설립된 희망제작소는 정부와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 민간 싱크탱크를 지향한다. 우리사회의 위기를 ‘콘텐츠 부족’에서 찾는 것이 박 변호사의 문제의식. 눈길을 끄는 각 분야별 사업명을 살펴보면, △ 온라인 시민 아이디어 뱅크 운영(Interactive social ideas bank) △ 지역사전 편찬사업(Town Project Item Dictionary) △ 희망아카데미 △ 대안적 사회복지(삶의 질) 연구 △ 여성의 실질적 평등 연구 △ 대안예산 및 세제개혁연구 △ 지식인사전 편찬 사업 등으로 다양한 정보 및 정책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흔적이 보인다.

문종석 팀장은 “지방자치, 행정혁신, 의회, 사회복지, 대안교육 등 세분화된 분야별로 연구자를 모집중이며,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어 인력풀이 넓다”고 전한다. 석사급 인사라면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밝혔다. 희망제작소는 3월말 창립 예정이고, 참여인사의 범위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창립 전까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새사회전략연구원, 새희망포럼도.

최근 한겨레신문 비상임논설위원에서 해촉된 손석춘 전 논설위원은 지난해 7월부터 새사회전략연구원(새사연) 준비위 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4일, 새사연이 정치․경제․통일․외교․문화 등 사회 전 영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전략 마련과 그러한 전략을 실천할 주체 양성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 생활인들의 현장전문성 강화 △ 학문적 타당성 및 성과 유지 △ 국민적 의제 확산 및 전략적 대안 마련을 위한 정치적 지도력 확보 등을 실천과제로 상정했다고 보도했다. 손석춘 위원장은 “2월 예정된 창립식까지 새사연의 구체적 운영계획과 참여인사에 대하여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전하고 있어 타 진보 진영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듯 보였다.

70~80년대 민주화운동 인사들로 모인 새희망포럼(고문: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류진춘 경북대 교수)은 지난해 2월에 첫모임을 갖고 매달 토론회를 개최하다가, 20일 늦은 7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창립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신진보를 자처하는 이들 모임들에 대한 중장기 계획 및 활동을 살피지 않고 성격과 방향성을 왈가왈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지라 전문가들도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진보의 의제설정 기능을 회복하고, 위축된 진보 담론에 활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각 신진보 단체 참여 교수/임원 현황

△ 좋은정책포럼, 진보정치연구소, 세교연구소, 코리아연구원, 새희망포럼 인사 공개

새사회전략연구원과 희망제작소는 각각 2월과 3월 창립예정(참여인사 비공개)

▲좋은정책포럼 참여교수/임원 현황 © 좋은정책포럼

 

▲좋은정책포럼 참여교수/임원 현황 © 좋은정책포럼

 

▲진보정치연구소 참여 교수 현황 © 진보정치연구소

 

▲세교연구소 참여 교수/임원 현황 © 세교연구소

▲코리아연구소 참여교수/임원 현황 ©

▲새희망포럼 참여인사 현황 © 새희망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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