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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2006년 미국 학계의 주요 화두
전망: 2006년 미국 학계의 주요 화두
  • 이충훈 미국통신원
  • 승인 2006.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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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인종논쟁 촉발…이라크戰 논의 심화

뉴욕에서의 2005년은 지하철과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MTA(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 소속 노동자들의 파업과 더불어 저물고 있다. 뉴욕주의 테일러법(Taylor law)이 공공노조의 파업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5년만에 일어난 이 파업은 시기적으로나 미국 사회의 변화를 바라보는데 있어서나 미국 지식 사회의 2006년의 주요 화두 중의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번 파업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미국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우선 첫째로는 기간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평가가 주로 현재의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이번 파업은 그 정책의 미래 효과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키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파업에서 핵심 이슈인 연금과 다음 세대 노동자들의 그것에 대한 부담의 문제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속에서 복지국가의 미래에 대한 논쟁을 좀더 다른 각도에서 구체화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이번 파업은 미국사회에서의 인종관계의 변화를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에서 흑인과 더불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히스패닉계의 성장과 그것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인종관계에 대한 그것의 영향이 중심적인 화두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지난 8월 미국 노동계의 분열과 더불어 기존 노동조직(AFL-CIO)에서 이탈한 몇몇 노조들의 이주노동자(주로 히스패닉계)에 대한 강력한 조직화의 경향과 더불어 이번 파업은 미국사회에서 인종과 노동 문제를 다시금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히스패닉계의 문제는 또한 이민 문제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 점에서 이민 문제 역시 2006년의 미국 지식 사회의 핵심적인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9/11 이후 활발하게 논의되어 왔던 부시 정권의 이민 정책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가안보(테러리즘)의 문제로부터 이민자들의 사회통합이나 공공정책, 그리고 이민법이나 이중국적 문제 및 불법 체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민의 문제가 중심적인 화두가 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전쟁과 전후의 과정이 여전히 중심적인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후 이라크의 재건과정에서의 정치, 사회 제도적 측면들이 좀더 활발하게 논의될 것이다. 대테러전쟁과 이라크전쟁을 가능하게 했던 미국내의 법적 제도적 측면들과 미디어의 영향에 대한 평가 역시 주요 논쟁 중의 하나로 부각될 것이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의 반미주의 확산 역시 중심적인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베네주엘라와 볼리비아에서의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의 확산에 대한 논쟁이 심화될 것이다. 더불어 인도와 중국간의 관계의 변화 역시 중심적인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사형제의 문제, 동성애자의 결혼 문제, 보수 종교계의 확산에 따른 문제(예를 들면, 창조론을 교육에 반영하려는 시도나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 등), 낙태 문제, 소수자들이나 여성들에 대한 차별 수정 계획(affirmative action), 환경문제, 여성문제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각 분야와 이슈의 내적 분화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기도 하고, 구래의 이슈가 새로운 방식으로 제기되기도 하며, 예기치 못한 사태들 속에서 변화의 동학이 발견되기 한다. 이런 의미에서 당분간 지식 사회의 중심 화두의 근저에는 이러한 다양성과 복합성을 해체하거나 재구성하고, 새로운 관계들을 설정하며, 이에 따라 새로운 이론적 함의를 발견하는 작업들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충훈 / 미국통신원·뉴스쿨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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