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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티핑 포인트
리:티핑 포인트
  • 최승우
  • 승인 2022.06.03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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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운 외 2인 지음 | 학지사 | 352쪽

2020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코로나19 펜데믹 선언 후 만 2년이 지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줄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등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들었다. 엔데믹에 힘입어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상승하는 등 '보복 소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당신의 비즈니스는 어떤가? 지금이 누군가는 도약하고, 누군가는 사라지는 경기 대반등의 기회다.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그렇게 배운 교훈들을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누군들 이 질문들에 속 시원하게 답해 줄 수 있을까마는 세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첫째,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근시일 내에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따져 보면 다음과 같다. 2020년 3월 11일, WHO는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을 선언했다. WHO가 1948년 설립된 이래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뿐이었으니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팬데믹이 흔치 않은 경험이라는 것과 동시에 그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16쪽)

둘째,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했던 사례가 다수 있었다. 사실 팬데믹 기간 동안 실물경제의 수많은 지표는 하락 곡선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 실적이 악화되었고, 소비 심리는 위축되었으며, 사람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반등에 성공한 기업도 있었고, 새로운 기회를 창
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도 있었다. 수많은 비즈니스에서 부침이 있었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든 사례들이 있었다는 것이다.(17쪽)

셋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매뉴얼’을 준비하는 것뿐이다. 이에 대해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유명한 말을 했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난무하는 주식 시장에서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다만 대응할 뿐이다.”라고 한 것이다. 이 말의 핵심은 어떤 돌발 변수, 특히 악재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다만 과거의 경험과 그에 따른 교훈을 바탕으로 순간순간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즉, ‘위기 대응 매뉴얼과 알고리즘’을 최대한 구체화하고 정교화해서 어떻게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해 가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18쪽)

위기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최선을 다해 대응하면 된다. 그래서 위기에 대해 겁을 먹고 공포심을 느끼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고 대비하자는 취지가 크다. 결국 이 책은 앞선 질문들에 대한 일종의 해결의 실마리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최근 위기 상황에 대한 복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 리:티핑 포인트
리:티핑 포인트의 첫 번째 구성 요인은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이다. 이를『 티핑 포인트』에서는 ‘소수의 사람’으로 정의했다. 여기서 소수의 사람이란 커넥터(connector), 메이븐(maven), 세일즈맨(salesman)이다.(41쪽)
리:티핑 포인트의 두 번째 구성 요인은 콘텐츠 (contents)이다.『티핑 포인트』는 이 부분에서 주로 ‘메시지’를 강조했고, 그중에서도 소비자의 귀와 마음에 찰싹 달라붙는 ‘고착성 있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했다. 여기서 고착성이란 어떤 메시지가 임팩트를 주는 것, 나아가 메시지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기억에 박혀 있는 것이다.(77쪽)
리:티핑 포인트의 세 번째 구성 요인은 컬처 코드(culture code)이다. 컬처 코드란 쉽게 말해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변화 양상, 즉 위기 상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트렌드 변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소비 경향 변화 등을 뜻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위기 상황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113쪽)

• 위기와 불황기를 극복한 기업
먹고 살기 바쁜데 패션이라니, 패션 산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사람이 몰리는 곳을 꺼리면서 주요 채널의 매출이 급감하였다. 특히, 명품 브랜드의 비중이 높은 신 세계 인터내셔날 입장에서는 고가 패션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소비자가 패션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은 옷을 ‘자주 사야 한다’는 점이었다. ‘자주 사야 한다’는 두 가지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계절마다 옷을 사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해마다 옷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텐먼스는 이 점에 착안하였다. 1년에 한여름과 한겨울 두 달을 제외한 열 달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었다.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적당한 두께로 옷을 만들었고, 사방으로 늘어나는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하여 활동성을 강조하였다. 오래 입어도 변함 없는 고품질 원단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오랫동안 입기 위해서는 옷의 내구성이 튼튼해야 한다는 본질주의적 사고에서 기반한 콘셉트였다. 그리고 내년과 내후년에 입어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베이식한 디자인과 컬러를 주로 사용하였다. 블랙, 화이트, 그레이, 네이비, 베이지 등의 단색과 스트라이프 패턴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컬러와 패턴을 이용한 재킷, 팬츠, 셔츠, 원피스는 믹스 앤드 매치를 하기에도 좋은 아이템이다. 즉, 범용성이 좋다는 의미인데 텐먼스 브랜드끼리의 조합뿐만 아니라 기존에 소비자가 보유하고 있던 다른 패션 브랜드와 코디를 함께해도 이질감이 없었다. 이러한 포인트들을 이용하여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의 공식을 수립하였다.(176쪽)

텐먼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패션에 대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2020년 2월에 론칭하였다.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시기, 고가의 패션 브랜드에 소비를 줄이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론칭 일주일 만에 두 달치 물량을 모두 소진하였다. 이러한 인기는 순간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이름처럼 매달 꾸준한 인기를 이어 가면서 론칭 2년차인 2020년에는 매출 목표의 270%를 초과 달성하는 실적을 보이기도 하였다.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대표 상품인 마스터핏 슈트 구매 고객의 75%가 2030 직장인 여성이라고 한다. 사회 초년생들이 장만하기에 좋은 입문용 정장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당초 예상했던 연령대보다 낮은 고객들의 반응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21년에는 남성 라인을 론칭하게 되었다. 남성 라인도 기존 여성 라인과 마찬가지로 베이식한 컬러와 아이템을 한국 사람의 체형에 맞게 기획하였다. 남성 패션 인플루언서인 깡 스타 일리스트와 함께 TPO에 맞는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있다.(181쪽)

『티핑 포인트』가 현재에도 유효한 것은 그 뼈대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작은 아이디어를 빅 트렌드로 만들기 위한 ‘사람, 메시지, 상황’이라는 명쾌한 조건은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중요한 지침이 된다. 이에 대해 생각나는 말이 있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아마존 의장은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라.”고 한 것이다. 이를 대입해 보면 티핑 포인트의 성공 조건인 ‘사람, 메시지, 상황’과 리:티핑 포인트의 위기 극복 조건인 ‘커뮤니케이터, 콘텐츠, 컬처 코드’ 조합은 앞으로도 각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독자들은 티핑 포인트와 리:티핑 포인트를 양손에 쥐고 각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기를 바란다.(310쪽)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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