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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34%, ‘양극화 해소’ 희망…“차이 인정했으면”
교수 34%, ‘양극화 해소’ 희망…“차이 인정했으면”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12.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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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의 2006년 바람


丙戌年 2006년, 교수들의 가장 큰 소망은 무엇일까.


개인적 소망과 사회적 바람을 구분하지 않은 채 1백39명의 교수로부터 답변을 받은 결과, 교수들은 ‘사회양극화 해결’(33.8%)을 제일 큰 소망으로 꼽았다. 지난해 최소한의 삶조차 영위하지 못해 ‘사회적 타살’에 이르는 사례가 유난히 빈번했을 뿐 아니라, 비정규직노동자 및 쌀 개방 문제에서 보여지 듯 정부 정책 역시 사회적 약자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병두 대구대 교수(지리교육)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지리적 양극화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과 실천들이 더 많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고, 정태호 경희대 교수(법학)는 “양극화 문제 해결이 특히 가진 자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용하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양극화하는 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사회통합에 정치인들이 통합방안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하며, 정치인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시간강사들은 대학 내 ‘양극화’ 문제인 대학 시간강사와 비정규직 교수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를 강력히 희망했다. 이순예 서울대 강사(독문학)는 “강사료 인상과 같은 경제적 문제를 넘어서 대학 내 강사의 지위를 제도화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고, 하세봉 부산대 연구교수(동양사)는 “정규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짧은 말로서 새해 소망을 갈음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이들의 사회적 권익도 보장되길 바라는 소망도 나왔다. 정종훈 연세대 교수(신학)는 “우리 사회에 거주하는 50만 외국인 이주노동자들, 농촌총각과 결혼해 살고 있는 제3세계 여성들, 북한이탈주민들 등이 인간으로 인정받고 최소한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사회적 반목과 갈등을 극복하길 바라면서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포용하는 사회’(19.4%)를 소망하기도 했다. 홍정선 인하대 교수(국문학)는 “정치인도, 노사도, 학교도, 사회도 상대를 서로 인정하며 나아가, 공존공영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정인문 동아대 교수(일문학)는 포용의 자세는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새해에는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자신의 책임 하에 서로 도와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요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철 지난 이념갈등 해소’(16.5%) 역시 2006년의 또 하나의 소망이다. 윤존도 경남대 교수(신소재공학)는 “북핵문제를 해결해 남·북한 교류가 확대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고, 유초하 충북대 교수(철학)는 “상생과 화해의 정치를 여는 단초로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길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듯 ‘연구 매진’(13.7%)은 교수들의 공통된 새해 소망이었다. 김영건 계명대 연구교수(철학)는 “내 학문적 성취와 주체성을 잘 보일 수 있는 논문이나 한 편 훌륭하게 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송호열 서원대 교수(지리학)는 “학교 행정업무, 대외학회 활동을 대폭 정리하고 연구에 매진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국문학)는 “실제로 연구하는 연구원들에게 학문적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라며, 학문후속세대의 연구력이 높아지길 기대하기도 했다.

 

◆2006년을 향한 교수들의 말, 말, 말

"백옥 항아리에 얼음 한 조각 넣은 것 같은 마음으로 한국 사회가 서로를 드러내 보였으면."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민속학)

"학계에 도움이 되는 한편의 논문을 쓸 수 있었으면." (남송우 부경대·국문학)

"사회적 양극화 문제에 정치권과 정부가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획기적 정책처방을 내리길." (홍덕률 대구대·사회학)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이 자기집단의 생각만 옳고 바르다는 아전인수식 유아독존에서 벗어나길." (김기현 세종대·대기과학)

"쌀 수입 개방과 관련해 해결책이 만들어져 농민의 근심을 덜 수 있었으면 한다." (우재호 영남대·중문학)

"부자 아빠가 되기 전에 착한 아빠가 되어야 한다는 평범한 가치관을 제대로 가르치는 인성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 (최혜영 전남대·사학)

"예술가들이 너무 테크닉적인 것만 하지 말고 정신적인 요소도 생각했으면 한다." (김경인 인하대·서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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