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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물결 ‘무아레 무늬’, 양자 반도체 플랫폼에도 활용된다
TV 속 물결 ‘무아레 무늬’, 양자 반도체 플랫폼에도 활용된다
  • 방완재
  • 승인 2022.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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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물리학과 최석호 교수팀, 2차원 무아레 초격자 구조의 새로운 발광현상 최초 발견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최석호 교수 연구팀이 비틀림 각도에 따라 빛이 달라지는 ‘2차원 무아레(Moiré) 초격자’ 구조의 새로운 발광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때 ‘무아레’는 프랑스어로 ‘물결’이라는 뜻이고, ‘발광’은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최석호 교수 연구팀이 비틀림 각도에 따라 빛이 달라지는 ‘2차원 무아레(Moiré) 초격자’ 구조의 새로운 발광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때 ‘무아레’는 프랑스어로 ‘물결’이라는 뜻이고, ‘발광’은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TV, 모니터, 휴대폰 등 영상 기기를 사진으로 찍으면 그물 무늬가 보인다. 모기장 같은 규칙적인 패턴이 햇빛에 비쳐도 비슷한 무늬가 생긴다. 일정한 간격의 무늬가 겹치면 어디서든 이런 무늬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무아레(Moiré) 현상’, 이때 생기는 무늬를 ‘무아레 무늬’라고 한다. 무아레 현상은 그래핀에서도 발견된다. 그래핀은 한 층의 육각형 벌집 구조를 이루는 탄소 원자로, 2차원 평면구조 형태다. 이 그래핀을 두 층으로 쌓아 비틀면 무아레 무늬가 나타나고, 작은 격자 단위가 모여 새로운 큰 격자 무늬를 만들면서 많은 원자를 포함하는 ‘초격자(superlattice)’ 구조도 이룬다.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응용물리학과 최석호 교수 연구팀이 ‘2차원 무아레 초격자’ 구조의 새로운 발광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2차원 무아레 초격자 구조의 비틀림 각도에 따라 빛 에너지가 더 커지는 ‘청색편이(blueshift)’ 현상과 빛 세기가 매우 커지는 현상 등의 발광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 물리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2차원 반도체의 발광 특성을 간단히 조절할 수 있어, 2차원 반도체의 다양한 광전소자 응용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연구에는 경희대 최석호 교수, 김성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고정선 석사과정생, 장찬욱 학술연구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뉴욕대학교 상하이캠퍼스(NYU Shaghai) 등의 연구원과 국제 협업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Blue-shifted and strongly-enhanced light emission in transition-metal dichalcogenide twisted heterobilayers’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네이처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NPJ 2차원 머티리얼스 및 어플리케이션스(NPJ 2D Materials & Applications)>(IF=11.106)에 5월 25일 게재됐다.

2차원 반도체 두 층이 겹쳐 나타나는 무아레 초격자 구조는 발광 특성을 비롯한 여러 광학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독특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 내지 수십 나노미터(nm) 두께의 반도체 물질을 반복적으로 쌓은 초격자 구조는 발광다이오드(LED)를 포함해 고성능 반도체 레이저, 디스플레이 산업 등에 주로 쓰인다.

반도체에서 빛이 발산하기 위해서는 두 종류의 전하 운반자인 ‘전자’와 ‘정공’으로 구성된 ‘엑시톤(exiton)’이 많이 형성돼야 한다. 엑시톤은 같은 층의 전자와 정공으로 구성되는 ‘단일층 엑시톤(intralayer exiton)’, 한 층의 전자와 다른 층의 정공 또는 그 반대로 형성되는 ‘상호층 엑시톤(interlayer exciton)’으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엑시톤이 임의의 비틀림 각도에서 결합돼, 새로운 ‘혼성 엑시톤(hybridized exciton)을 형성하면서 한 층에 비해 빛이 청색편이하고 그 세기가 매우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황화몰리브덴(MoS₂)과 이황화텅스텐(WS₂)으로 구성된 무아레 초격자를 제작해 비틀림 각도에 따른 발광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0도 및 60도에서 멀어질수록 한 층에 비해 빛의 에너지가 커지는 청색편이 현상이 발생했고, MoS₂와 WS₂ 개별 층에 비해 80배, 4배 이상 강하게 빛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좌) 다양한 비틀림 각도에서 형성된 MoS₂/WS₂ 무아레 초격자를 보여주는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중간 위) 비틀림 각도에 따라 발광 에너지가 변하는데, 15도까지 청색편이 한 후 52도까지 거의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간 아래) 비틀림 각도에 따른 발광의 세기 변화로, 한 층의 WS₂에 비해서 약 4배 이상 커진 모습이다. (우) 발광스펙트럼의 변화를 보여주는 가운데, 한 층의 WS₂에 비해 청색편이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좌) 다양한 비틀림 각도에서 형성된 MoS₂/WS₂ 무아레 초격자를 보여주는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중간 위) 비틀림 각도에 따라 발광 에너지가 변하는데, 15도까지 청색편이 한 후 52도까지 거의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간 아래) 비틀림 각도에 따른 발광의 세기 변화로, 한 층의 WS₂에 비해서 약 4배 이상 커진 모습이다. (우) 발광스펙트럼의 변화를 보여주는 가운데, 한 층의 WS₂에 비해 청색편이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무아레 초격자 연구는 새로운 인공 구조를 자유자재로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전자 구조가 다양한 반도체 소자 개발 후속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반도체는 수십 층을 쌓아야 초격자 구조를 보였지만, 2차원 반도체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물질을 한 층만 쌓아 일정한 각도로 회전하면 무아레 무늬를 형성하고 초격자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의 2차원 무아레 초격자는 양자 정보 연산이 가능한 양자 반도체 플랫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최석호 교수는 “2차원 무아레 초격자 구조에서 이를 구성하는 각각의 2차원 반도체와 비교해 빛의 에너지가 청색편이하고, 그 세기가 4배 이상으로 커지는 새로운 발광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며 “이는 2차원 반도체의 특성을 활용목적에 맞게 간단히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를 소개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가 매우 흥미로운 물성 및 새로운 소자의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 이론적으로 밝혀진 2차원 무아레 초격자 구조를 LED 및 광센서 등 광전자 소자에 응용하는 연구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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