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6:05 (금)
명상록
명상록
  • 최승우
  • 승인 2022.05.20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 키와 블란츠 옮김 | 272쪽 | 다상출판사

“원작의 명성을 온전히 되살린 차별화된 번역”

『명상록』은 로마제국의 16대 황제로, 스토아학파의 ‘철인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저자다. 스토아학파는 욕망을 따르기보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삶을 중시했고, 철인 황제의 철인(哲人)은 철학자를 의미한다. 
저자는 사색하기를 즐겨 했고 학문을 사랑하는 학자 유형이었음에도 오현제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최전선에서 군영 생활을 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전장에서 쓰인 비망록으로, 제목이 ‘To Himself’(자기 자신에게)다. 
사람의 의식 세계는 시대를 초월해도 큰 변화가 없어서인지 2000년 전의 로마 황제가 했던 생각의 단편들은 후세대도 큰 위안이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윌리엄 셰익스피어, 매튜 아놀드 등 옛 인물은 물론이고, 존 스타인벡, 빌 클린턴 등이 중요한 책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비즈니스맨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국내외 대학생들의 필독서 리스트에 빠짐없이 오르고 있다. 
 
『명상록』은 총 열두 개의 단원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지닌 신적 속성, 즉 이성에 대한 찬양과 우리 몸은 그것을 이루는 원자의 결합체가 해체 과정을 거쳐 결국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사회적 동물로서 이성에 부합하는 일에 열중’해야 하며, 머지않아 사라져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므로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소박하고, 정의롭게 살아가는 것이 철학적인 삶이라고 전한다.
 

저자 역시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내밀한 고뇌를 겪으며 살았기에 우리가 현실적으로 겪는 괴로움에 관해서 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나는 오늘 하루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 거만한 사람, 신의가 없는 사람, 시기심 많은 사람, 비사교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끝없이 추구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인간의 본성이 요구하는 행동에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 자신의 확고한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이다. 신념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그 원리를 아는 것이다. 선은 인간을 정의롭고, 겸손하고, 당당하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하는 것은 모두 악이다.”  

키와 블란츠 씨 번역의 『명상록』은 흔치 않은 완역판으로, 책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자는 영어 번역본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난해한 문장이 다소 있다 보니 한 문장 한 문장을 오랜 기간 명상을 하며 번역했다. 더불어 기존에 출판된 여러 참고도서를 통해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부분이나 건너뛴 부분을 절충하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이 책은 우리를 불안정하게 하는 일체의 정념에서 해방시켜 휴식을 취하게 해준다. 이것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철학의 힘이다.

눈에 띄는 문장들……

“미래의 일로 근심하지 마라. 현재 나를 지탱해 주고 있는 이성이 그때도 나와 함께하며 미래의 일을 잘 대처해 줄 것이다.”

“알고 보면 우리 삶의 궁극적 목표는 끊임없는 수련과 훈련의 연속이다. 목적에 부합하는 뭔가를 만들어내려면 기술과 재능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허황된 욕심과 야망을 버려라. 그러지 않으면 절대 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고,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가 될 수도 없으며, 욕망의 덫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잡다한 욕심과 야망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 늘 타인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거나, 행여 누군가가 나의 재물을 빼앗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신념이 무너지는 원인은 단 하나다. 신념을 잉태한 초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듯 초심을 소중히 다루어라.”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