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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본질은 ‘자기긍정·극복’에 달렸다
자유의 본질은 ‘자기긍정·극복’에 달렸다
  • 김재호
  • 승인 2022.05.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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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인간 자유의 본질’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철학)

“니체는 진정한 인간성이 운명애를 통한 자기극복에 있다고 말한다.”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철학)는 지난달 30일 열린 네이버 열린연단 다섯 번째 강연 「인간 자유의 본질」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교수 “니체는 오히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함으로써 자유 의지의 반대인 운명론을 변호한다”라며 “니체가 찾아낸 철학적 대안은 잘 알려진 것처럼 모든 가치의 가치전도를 시도하는 ‘권력에의 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 자체의 가치’를 묻는 니체의 철학적 방법이 자유의 본질을 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 의지가 행위를 통제하는 힘이라면, 자유는 권력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니체에 따르면, 의지의 자유는 지배와 복종의 감정과 밀접하다.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철학)는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분석하며, 자유의 본질을 강조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한마디로 자유의 본질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긍정”에 달렸다. 이 교수는 “니체는 교육, 수업, 환경, 우연과 사고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존재가 될 뿐’이라고 확신한다”라며 “니체가 말하는 자기 극복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그리고 인류의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자기극복은 명령과 순종의 방식으로 이해된다. 이 교수는 “명령이 먼저이고 순종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순종하지 못할 때 명령이 내려진다”라고 밝혔다. 그는 “니체는 자신이 창조한 가치에 순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진정한 의미의 자유라고 부른다”라고 덧붙였다. 

“니체는 자기를 지배할 수 있는 자만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니체가 강조한 주권적 개인의 핵심을 ‘자기 지배’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자기 지배는 자유 의지와는 다르다. 자기 지배가 가능한 사람만이 책임을 질 수 있다. 

위대한 정치를 수행할 새로운 계층을 꿈꾼 니체는 민주주의의 병적 요소인 평등주의를 극복하고자 했다. 이로써 새로운 유형의 귀족제를 복원하려 한 것이다. 이 교수는 “스스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고귀한 인간’, 즉 귀족은 노예처럼 비천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위계질서를 정립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다음과 같이 우려했다. “우리가 자유주의, 평등주의, 민주주의를 정신의 타락으로 평가하는 니체의 도덕적 입장에 설령 공감하더라도, 이러한 도덕적 평가가 사회적으로 실현되면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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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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