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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는 부동산이 아니다
농지는 부동산이 아니다
  • 최승우
  • 승인 2022.05.13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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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식 지음 | 새빛 | 226쪽

답은 현장에 있다!
부동산 폭등의 원인진단, 농민의 직업윤리, 사회적 책임은 무엇인가?
국민 1인당 농지면적 92평 식량안보 위기를 진단한다.

“농민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어떻게 농사지을 땅을 확보할 것인가?” “어떤 농사를 지어 어떻게 팔 것인가?” “품목별생산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농업 농촌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서부터 이 책이 시작됐다. 주요 종합 일간지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는 어느 날 펜을 내려놓고, 농사를 짓기 위한 땅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경험했다. 그렇게 10 여 년 동안 저자가 직접 땅을 밟으며 현장에서 겪은 생각들과 기관장을 경험하면서 느꼈던 고민들을 체계적으로 던지고 있다.

예전 농민들의 가장 애로사항은 농산물을 파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 농민들의 가장 어려움은 땅 구하기라고 한다. 시작하기도 전에 어려움에 부딪힌다. 청년이나 귀농인들이 농사를 짓고 싶어도 땅이 없다. 때문에 농촌에는 청년이 없다. 농업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어려운 분야가 되어 버렸다.

어렵게 땅을 구하고 농사를 시작해도 농민 기본 소득 보장을 위한 장벽이 또 다시 농민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농민 출신으로 농식품부 장관까지 지낸 야당 국회의원은 영농비로 쓰라고 줬더니 마트, 편의점, 식당에서 더 많이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 신문은 커피숍에서 과다지출을 한 청년후계농을 맹비난했다. 사정을 알아보니 그 청년농은 농사 일과가 끝나면 매일 읍내 커피숍에서 하루의 피로를 2,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달랬다. 막걸리는 되고 아메리카노 한 잔은 안된다는 억지에 저자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 책에는 쌀값 직불금부터 농지값 임차료, 농민들의 기본소득, 공익형 직불제, 농민지원예산, 국가식량계획 등 저자가 언론인으로서, 귀농인으로서, 공공기관장으로서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단순 제기에서 끝난다면 이 책은 그저 그런 농업 관련 도서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값지다. 실제 귀농인으로서 현장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어디에 토로해야 할지 몰랐던 대한민국 수많은 농업인들을 대신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언론인 그리고 공공기관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해법은 현장에 있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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