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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교육관·여성관, 120년 잡지로 살펴보다
일제강점기·교육관·여성관, 120년 잡지로 살펴보다
  • 최승우
  • 승인 2022.05.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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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학회, ‘한국잡지 120년’ 28일 학술대회
한국출판학회가 12일, 프레스 센터에서 '한국잡지 120년, 시대를 말하다'를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한국출판학회 

1896년 2월 15일, 대조선인 일본유학생친목회가 창간한 <친목회회보>. 한국인에 의한 최초의 근대 잡지로 알려져 있다. 1908년 최남선이 창간한 <소년>은 종합 잡지의 효시로 보고 있다. 1930년대 여성 잡지인 <삼천리>는 민족 문제와 계급문제, 그리고 여성 문제의 동시적 해결을 주장했다. 

한국출판학회(회장 노병성)는 오는 28일, 코엑스에서 ‘한국잡지 120년, 시대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120년 한국잡지를 통해 일제강점기와 교육 가치관, 여성관을 살펴본다. 김진두 서일대 교수(미디어출판학과)는 1930년대 여성 잡지인 <삼천리>를 통해 당시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끌어 나갔는지 발표한다. 1929년 6월에 창간돼 1941년 11월 통권 150호로 폐간된 <삼천리>는 시사교양지이면서 대중성을 지향한 잡지였다. 김 교수는 봉건적 이데올로기를 타파하고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당시 노력을 조망할 예정이다.

<삼천리> 여성 필자들인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은 당시 조선 여성을 억압하던 봉건이데올로기를 타파하고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스스로 자각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인식이 같았다. 자유주의 계열 인사들은 개인의 문제를 주로 호소했고, 여성 사회주의자들은 일제에 대한 저항의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했다. 

근현대 우리나라의 교육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분석한다. 1940년대부터 1990년까지 교육잡지 창간 22종을 살폈다. 해방 이후 창간호에 나타난 가치관은 ‘교육의 재건’이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교육의 대중화’, 80년대에는 ‘교육의 전문화’가 주된 가치였다. ‘참교육’의 탄생으로 대변되는 90년대에는 ‘교육의 다양화’가 핵심 가치였다. 

부길만 동원대 명예교수는 ‘잡지로 보는 일제강점기-잡지 창간호를 중심으로’라는 발표에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왕조사관이나 경제사관과는 다른 출판문화사관으로 바라본다.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최남선, 방정환, 김동환, 차상찬의 활동도 출판문화사적 측면에서 해석한다. 

“소년의 나라가 되게 하라”, “어린이를 해방하라” 등의 목소리는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메시지다. 특히, 피폐한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증언하며 고통 받는 민중들을 대변했던 선각자들의 자세는 오늘 우리 언론 현실에서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한국출판학회는 오는 28일 '한국잡지 120년' 학술대회를 연다. 이에 앞서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출판학회 고문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한국출판학회

윤세민 경인여대 교수(영상방송과)는 “우리나라 최장수 잡지인 <경향잡지>는 곧 한국잡지의 역사이며 한국천주교의 역사”라며 “지난 120년 동안 교회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신앙의 백년지기’, ‘민족의 백년지기’로 불려 왔던 <경향잡지>는 민족을 배신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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