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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 ‘최초의 질문’, 시행착오는 축적된다
상식 밖 ‘최초의 질문’, 시행착오는 축적된다
  • 유무수
  • 승인 2022.05.13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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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최초의 질문』 이정동 지음 | 민음사 | 264쪽

1단 로켓 회수해 재활용에 성공한 일론 머스크 
목적 없이 산만하게 같은 패턴 반복하면 실패

로켓 발사 후 바다에 떨어트린 1단 로켓을 회수해서 재활용에 성공하면 로켓 발사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사 후 폐기하는 게 모든 과학자들에게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2002년, 31세의 일론 머스크는 교과서를 벗어나는 질문을 제기했다. “로켓 발사 후 1단 로켓을 다시 쓰면 어떨까?” 

 

머스크는 회사를 세웠고, 2006년에 첫 번째 버전을 발사했고 25초 만에 실패했다. 2008년의 세 차례 발사 실험도 모두 제대로 된 이륙조차 못하고 실패했다. 2008년 9월 네 차례 시도 끝에 발사에 성공했고, 2009년 7월에 최초의 상업발사에 성공한다. 2012년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상업용 로켓 발사 시장에서 점유율 60퍼센트를 차지했다.

모하비사막의 240킬로미터 구간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달릴 수 있는가? 청바지 위에서도 움직이는 마우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컴퓨터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을까? 영화를 아마존에서 물건 사듯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내 집 탁자 위로(OTT) 가져올 수 없을까? 왜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볼 수 없나요? 이러한 질문이 처음 제기됐을 때, 이는 모두 기존 교과서 안에는 해법이 없는 질문이었다.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러한 질문을 ‘최초의 질문’이며 기술혁신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교과서를 뛰어넘는 ‘최초의 질문’을 제기하고, 작은 것부터 버전을 높이는 ‘스몰베팅’을 쌓고, 외부의 지식과 시각을 도입하는 ‘오픈 네트워킹’으로 버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도전적인 시행착오를 충분히 ‘축적’해나갈 때 기술혁신이 성취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의 역할을 할 최초의 질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최초의 질문과 연관된 ‘도전적 시행착오’는 의미 있는 ‘축적’이다. 그러나 목적 없이 산만하게 같은 패턴을 반복하면서 과거의 경험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하고 더욱 정교한 단계로 통합되지 않는 활동은 기술혁신과 무관한 ‘퇴적’일 뿐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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