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자유주의가 어떻게 실천됐는지 반성적으로 되짚어 볼 때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네이버 열린연단 자문위원장·사진)는 지난달 25일 이덕환 <교수신문> 논설위원(서강대 명예교수)과 나눈 대담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금도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냉전 자유주의에 의한 이데올로기 양극화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유주의가 현실에서 행동으로 표현되는 ‘자유주의적 기풍’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올해 네이버 열린연단의 ‘자유와 이성’ 강연에서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물었다. 최 교수는 자유가 이성이 아닌 비이성으로 표현되면 그건 방종이자 무책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헌법이 규정하는 바를 존중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이 교수는 ‘자유’가 ‘기술적 환경’이나 ‘지구적 위기’와 어떻게 관계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자연과학적 이론 및 지식영역과 닿아있는 문제영역에서 자유는 절대로 필요하다”라며 “국가와 정치로부터, 또한 사회의 지배적 견해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정치적, 사회경제적, 그리고 인문학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과학적 영역에서도 차이를 가질 수 없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자유로운 과학적 사유의 힘이 먼저 선행하고 중심적으로 작용함이 없이 환경문제·지구적 위기에 대응한다고 할 때, 그것은 정부 권력자들에 의한 정치적 편익이 선도하는 한정된 지식과 기술관료적인 대응을 넘어서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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