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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친화적 박사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현장 친화적 박사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 송창용
  • 승인 2022.04.19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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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조사 10년, 한국의 박사진로 분석
송창용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또는 인공지능 기반 신기술의 발달은 공학 분야, 바이오 분야, 서비스 분야 등 신산업 및 기존 전통 산업 분야와 융합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고급 전문 인력의 중요성과 수요는 커지고 있으며, 박사 인력은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통계연보(2021)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총 1만6천420명으로, 2011년도 박사취득자 수(1만1천645명) 대비 최근 10년 간(2011~2021) 연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국내 박사인력의 양적인 규모 역시 꾸준히 증가하였다. 

박사학위 취득자가 증가하는 만큼 고급인력의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으나 인력의 활용측면에서 문제점 또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고급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고용정보원(2019)에서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직종의 수요는 타 직종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수는 2018년 549만1천 명, 2023년 594만2천 명, 2028년 611만6천 명으로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전 직종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산업기술진흥원(2020)에서 발표한 「산업 및 인력환경 변화에 따른 산업인재육성 방안」에 따르면, 12대 주력 산업에서 박사 졸업자의 부족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산업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인력의 고령화 

그러나, 박사학위를 취득하더라도 구직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조사(2021)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박사학위취득자의 고용률은 70.7%이지만, 직장병행 없이 학업에 전념한 신규 박사학위취득자의 고용률은 48.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분야별로 미취업자 비율을 살펴보면 인문사회과학 63%, 정보통신 기술 분야 45.7%, 보건 및 복지 44.7%, 공학, 제조 및 건설 분야 44%, 자연과학·수학 및 통계학 분야 42%  등 주로 인문사회과학 계열의 미취업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박사급 고급인력의 노동시장 이행은 수급 상황만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와 미스매치는 국내 박사인력의 이질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박사급 고급인력의 양성 및 활용에 관한 정책 제언을 위해서는 국내 박사인력의 특성과 양성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때 가능하다. 현 국내 박사인력의 특성과 양성의 주요 특징으로는 고령화, 높은 직장병행자 비중, 그리고 국내 4년제 대부분의 대학에서 박사 배출을 들 수 있다.

국내 박사인력의 가장 큰 문제는 박사를 받을 때 이미 고연령대에 들어서 있어 연령 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박사학위 취득자의 연령을 살펴보면 최근에 35세 미만에서 박사학위 취득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전체 박사학위취득자 중 40% 이상이 4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박사학위 취득자 전체 평균 연령은 40.2세, 학업전념자 34.4세, 직장병행자 45.3세이며, 박사학위 취득자 중 35세 미만의 비중은 43.3%, 40세 이상 박사학위 취득자의 비중은 4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의 기술변화의 속도에 비교해본다면 노동시장에서 활용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이다. 

 

직장병행의 높은 비중

2021년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중 직장 병행자의 비율은 약 53.8%로 절반 이상이 직장 병행자인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들어 인문, 사회, 공학, 자연계열의 박사학위 취득자 중 직장 병행자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실은 박사기간 중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2021년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연구 성과(국내외, 주 및 공동저자 모두 포함)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5.34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업전념자의 경우 6.93편, 직장병행자의 경우 3.80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외 학술지 논문 게재 수는 학업전념자는 5.36편, 직장병행자 1.53편으로 그 차이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4년제 대부분 대학에서 박사 배출

교육통계연보(2021)에 따르면, 국내 대학에서 박사를 배출한 대학(대학원 포함) 수는 211개이며, 4년제 대학만 한정하더라도 191개교에서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각종 유형의 학교를 포함한 국내 전체 4년제 대학 수는 250개교 미만임을 감안한다면, 사이버대학 등 특수학교를 제외하면 4년제 대학 대부분에서 박사학위를 수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융합과정과 신기술분야 등에서 경쟁력 있는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원, 시설, 조직 등 다양하면서 집중적인 과정이 필요한데 반해 박사를 양성함에 있어 매우 취약함을 알 수 있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더라도 구직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조사(2021)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박사학위취득자의 고용률은 70.7%이지만, 직장병행 없이 학업에 전념한 신규 박사학위취득자의 고용률은 48.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대학원 특성화 통해 경쟁력 강화해야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변모됨에 따라 연구·개발 인력 등 전문 인력의 양성이 국가 경제 발전에 중요한 동력이 되면서, 경쟁,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기반으로 대학의 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박사인력의 연구역량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에서는 지속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박사과정 교육프로그램과 연구 환경의 질을 높이고,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체로 클러스터를 구성하여 최첨단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박사 인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찾아 특성화가 필요하다. 대학원 특성화를 통해 대학원의 본래 목적을 실현시키고 대학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에서 박사인력을 배출하기보다는 석사급 인력을 집중해서 키우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또한, 우수한 대학을 선정하여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는 것도 대학원 특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직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문지식 및 역량 강화를 갖춘 박사인력의 양성이 중요하다. 교육과정과 평가방식도 이론, 필기시험 위주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기술과 산업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박사인력에 대한 지원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유인, 양성함으로써 국내 대학원의 지속적인 발전과 산학연 연계 강화를 통해 지역의 자생력 강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동력의 중추적인 역할과 함께 신기술과 신산업으로 사회와 직업이 급속하게 변화되는 사회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송창용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0년간 한국에서 배출되는 박사에 대한 조사와 최근 신기술분야와 지역의 인력양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좀 더 나은 미래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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