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9:25 (목)
초점: 국내 최초로 아래아 음가위치 추정 논문 발표
초점: 국내 최초로 아래아 음가위치 추정 논문 발표
  • 교수신문
  • 승인 2005.11.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헌학, 음향음성학 방법 적용…中舌-中母音에 가까운 ‘中舌-低母音’

오는 금요일(2일) 언어사유연구회가 충북대 인문대학 시청각교육실에서 한국논리학회와 함께 합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언어사유연구회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2년 8월부터 2005년 7월까지 3년간 한국어, 중국어, 산스크리트어, 희랍어에 내재한 언어와 사유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한국논리학회가 논평을 맡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주목되는 논문은 언어에 대한 '자연주의적 접근방식'을 모색한 김귀룡 충북대 교수의 글, 한국에서의 첫 시도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모음에 대한 성도 3차원 모델링 및 모음 판별', 획기적인 논문으로는 한국어 연구에서 아직 해명된바 없는 '아래아에 대한 음가 위치 추정' 등이다.

학회 측은 행사를 앞두고 "한국논리학회는 날카로운 비평을 하는 유명한 학회로서 우리는 그들의 비판을 통해 우리의 결과물에 대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학회의 연구 내용은 간단히 말해 4개 문명권의 언어 분석을 통해 그들의 사유구조를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언어에 내재해 있는 논리적 틀은 세계를 바라보는 구조적 틀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희랍어에서 발생한 언어를 사용하는 서구권과 훈민정음의 자연적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의 사유방식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언어를 가지고 우리의 현상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어딘가 잘못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래는 논문 요약.

△언어에 대한 자연주의적 접근(김귀룡 충북대)

인간의 언어는 순수 물리적 현상으로부터 정신현상에까지 걸쳐서 작동하는 포괄적인 현상이다. 언어는 청각적인 음성, 시각적인 문자와 같이 순수 물리적인 속성과 의미, 구문(문법), 이해작용과 같은 정신적인 특성을 아울러 간직하고 있는 복합적인 현상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으로서의 언어는 각 문화권이나 언어권의 표층과 심층을 아우르는 사유방식이나 인지의 틀을 잡아내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언어를 연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언어의 토대구조(infra)라고 할 수 있는 순수 물리학적 현상으로서의 음성이나 문자를 최첨단의 현대음성학, 해부학, 지각심리학, 두뇌인지학, 전파공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각 언어권의 심층에서 작동하고 있는 전의식적 인지구조들을 드러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이제까지 언어 현상을 해명하고자 할 때 주요 관심 영역이었던 의미, 구조, 논리와 같은 상부구조(supra)를 철학적이고 언어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분석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 언어학계의 언어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사유나 정신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언어가 생체학인 현상과 물리적 현상을 포괄하는 자연현상이라는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 이에 반해 언어의 자연주의적 접근방식이란 기존의 언어에 대한 접근방식과 달리 언어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언어의 생체학적인 질서나 물리적 현상에 초점을 맞춰서 언어를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인간 음성이 형성되기까지에 개입하는 모든 과정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런 점에서 자연주의적 접근방식은 언어의 상부구조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존의 언어학적 방법과는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 단모음 [아, 에, 이, 오, 우, 으]에 대한 성도 3차원 모델링 및 모음 판별(성철재 충남대)
 
성도의 3차원 모델링 작업은 좀 더 정확한 조음-음향 모델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발달되어 왔다. 즉 자기공명 영상(MRI)에 바탕으로 한 연구들은, 2차원 중앙 시상면에 국한되었던 지난 연구들의 한계를 넘어서, 직접적으로 3차원 영상을 이용하여 면적 함수를 구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기공명 영상을 이용한 3차원 성도 모델을 통한 언어에 대한 분석 작업은 언어들 간의 미묘한 조음적 차이를 해부학적 차원에서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분류 기준을 세우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어 우월 효과의 보편성 -한글을 중심으로-(홍윤기 경희대)
 
 단어 우월 효과란 단독으로 제시된 낱자(자모)보다 단어 속에서 제시된 낱자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지각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현상은 글자에 대한 처리가 개별 낱자에서 단어로 일방적이며 순차적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임을 반영한다. 본 연구에서는 언어의 시각적 처리와 관련하여 단어 우월효과가 다른 시각 구조를 가진 언어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단어 우월 효과가 글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볼 때 단어 우월 효과는 국지적인 시각 자극의 속성 그 자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언어의 시각적 처리가 모든 다른 언어에서도 동일한 과정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한국어 ‘이다’ 구문에 드러나는 존재와 사태의 양상(박수진 연세대)
 
 이 글은 한국어 ‘이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세 가지 접근법을 취하도록 한다. 첫째는 ‘-이(다)’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검토하는 작업이다. 기존의 국어학계에서는 ‘-이(다)’를 서술격조사로 보거나 용언의 일종으로 보는 관점이 대립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둘 중의 어느 하나의 관점을 취하기보다는 다른 관점을 취하고자 한다. 즉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모국어화자들이 ‘-이(다)’을 통해 세상을 서술하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에 초점을 둘 것이다. 서술격조사로 ‘-이(다)’를 사용한다면 그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용언으로 한다면 그것이 갖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두 번째 접근법은 ‘이다’구문의 성립을 위한 조건을 밝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다’구문을 특정 의미를 실현하거나 특정 발화 목적을 수행하는 언어 수행의 일종으로 보고, 그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각각의 구성소들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접근법은 ‘이다’구문의 유형을 분류하고, ‘X1이 X2이다’에서 ‘X2’에 실현되는 명사가 드러나는 존재와 사태의 양상을 밝혀서 ‘이다’구문의 의미적 특성을 밝히는 것이다.


△파르메니데스의 철학과 einai(오유석 서울대)
 
우리말에는 ‘이다’와 ‘있다’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는 반면, 희랍어에서는 einai 동사가 ‘있다’와 ‘-이다’ 모두를 지칭할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einai 동사의 용례를 분석함으로써, einai 동사가 어떤 점에서 영어의 be 동사와 다르며, 이러한 einai의 특징이 희랍 사상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보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영어나 독일어, 프랑스어에서는 ‘존재한다’를 의미하는 동사를 be 동사와 구별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전 희랍어에서 einai는 ‘있다’와 ‘이다’ 모두를 나타낼 수 있으며, 특히 ‘ti + einai’ 구문에서는 ‘있다’라는 의미와 ‘그것이 어떠어떠한 것이다’라는 의미를 담지하고 있다. 즉 고전 희랍어에서 ‘있는 것’은 ‘어떠어떠한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따라서 einai는 존재하는 대상에 대한 술어로서 기능하고 있는 동시에, 그 대상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체개념을 ‘tode ti’ (‘이 무엇’)로 규정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즉 우리의 모든 탐구는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있는 것은 여기에 어떠어떠한 것으로 있어야 한다. 따라서 어떤 대상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알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존재하는 대상이란 우리가 그것이 어떠어떠한 것인지 알 수 있고 말할 수도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