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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교육의 풍경' 展
‘식민지 교육의 풍경' 展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5.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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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보국’의 기치를 내걸고 황국신민화 정책에 앞장섰던 대구의 조선민보, 1939 ©

 

서원대(총장 손문호)가 11월 22부터 30일까지 광복 60주년 기념으로 ‘식민지교육의 풍경’을 주제로 한 일제시대 교육자료전을 대구중앙도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교육자료전 ‘식민지교육의 풍경’은 서울 국회도서관, 천안 독립기념관 전시에 이어 순회 전시하는 것으로 대구시교육청과 문화재청이 후원한다.

 

 

▲조선어학회에서 펴낸 《한글》잡지 1935년 12월호에 실린 초등학교《조선어 독본》레코드 취입에 관한 글.오케이 레코드사가 레코드 취입기계를 일본서 옮겨오고 초등학생 낭독자, 음악반주자 등 연인원120여명, 소요비용 수천원을 들여 제작한 조선어교육레코드. 조선총독부가 펴낸 《조선어독본》 중 민족문화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글들을 뽑아 녹음하였다. 레코드가 발매될때 오케이레코드사 문예부장 김능인은 “싸움을 마치고 땀을 씻고 일어서서 숨을 크게 쉬는 대견한 마음으로 전투한 경과를 생각할 때 오직 감격스러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고 감격해했다. ©

 

 

 

 

 

 

 

전시회에서는 일제시대 교과서와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알 수 있는 성적표, 노트, 일기장 등의 교육자료들과 당시 풍경을 알 수 있는 풍물엽서, 사진 등 총 300여점의 자료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는 광복 60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이해 한일 양국 간의 굴곡 많았던 과거사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함은 물론, 동아시아 사회를 협력과 화해의 길로 인도해낼 수 있는 공감대를 마련하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전남 구례군 광의면의 여자 정신대원 모습. 대원들은 모두 초등학교 여학생들로 보인다. 학교에서는 대부분 교장이 교사들에게 학생선발을 요구하였는데 선발방식은 서울에서는 ‘지원방식’을 지방에서는 ‘지명 방식’(가난하고 체격이 좋은 학생 중심)을 많이 썼다고 한다. 당시 교사들은 11~12세 소녀들에게 일본에 가면 조선에서는 들어가기 어려운 상급학교에 진학시켜 준다거나 배불리 먹고 영화관에도 갈 수 있다고 회유했다고 한다. 이들 정신대원 가운데 일부는 시모노세키등에서 종군위안부로 차출되기도 하였다. ©

대표적인 전시 자료는 1932년 경성(서울) 사쿠라이(櫻井)공립심상소학교 전교생 1,540명을 대상으로 히로마루(일장기)에 대해 느끼는 점을 설문 조사한 내용이 실린 ‘국기교육자료집’을 비롯해, 일본 지역 수학여행 장소와 일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일본수학여행 앨범’, 일본어의 보급을 위해 만든 초등학교 ‘국어(일본어)독본’ 낭독 취입 레코드판(SP판), 1934년 조선총독부가 펴낸 ‘초등학교 지리부도’ 등으로 일제강점기 식민지 교육의 실상을 엿볼 수 있는 생생한 자료가 전시되며, 노천명 시인의 친일시 ‘군신송(軍神頌)’이 실린《매일신보》도 공개된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서원대 허원 교수는 ‘대구의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식민지 시대의 객관적인 교육자료를 통해 그 시대를 냉정하게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카미카제(神風)특공대로 나가 전사한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젊은 군인들. <매일신보>화보. 그들은 죽어 야스쿠니신사의 명부에 오르면 軍神이 된다. 노천명시인은 이 카미카제 특공대를 찬양하는 군신송이라는 시를 일본어와 한국어로 지어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발표했다. ©

 

 

 

 

 

 

 

 

 

 

 

 

 

 

 

 

 

 

▲일본 효고현(兵庫 )교육회의 만주·조선교육시찰단이 1937년 경성여자사범학교 부속보통학교 정문 앞에서 이완용의 증손녀 둘과 (왼편 이옥형, 오른편 이좌형)기념촬영한 모습. ©

 

 

▲1932년 경성(서울) 사쿠라이 공립초등학교 전교생 1,540명을 대상으로 히노마루(일장기)에 대해 느끼는 바를 설문조사한 자료가 실린 국기교육자료집. <1~6학년 1540명을 대상으로 한 ‘히노마루’에 관한 아동 설문조사 내용> · 히노마루를 보면 군인을 떠올리고 용감한 느낌을 준다. · 일본은 히루마루가 있어 강하다 · 옛날위인들의 혼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 태양처럼 온 세계를 비춘다. · 야마토 다마시(大和魂)가 살아 있어 일본인이 강하다고 느끼게 된다. · 히노마루는 국호에 꼭 맞는다. · 붉은 것은 ‘천황폐하’이고 흰 것은 국민이다. · 붉은 것은 대화혼의 덩어리다. · 붉은 것은 열혈 애국심이다. · 일본 국민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흰색 바탕에 잘 나타난다. · 국기는 ‘천황’과 마찬가지로 고마운 것. · ‘천황폐하’의 은혜를 생각하게 한다. · ‘천황폐하’의 권위를 생각하게 한다. · ‘천황폐하’를 대신하는 것이다. · ‘황실’의 신성함이 깃들여 있다. 설문조사를 한 학교당국은 결론에서 학생 개인의 생각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자극을 주어 널리 퍼질수 있기 때문에 히노마루에 대한 이들 학생들의 생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

 

 

 

 

 

 

 

 

 

 

 

 

 

 

 

 

 

 

 

 

 

 

 

 

▲국어(일본어)의 정확한 보급을 위해 만든 초등학교 《국어독본》(일본어교과서) 낭독 취입 레코드판(SP판). 한 학년에 두권씩 배우게 되어 있는 교과서에 맞춰 12장으로 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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