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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총독부 시절에도 대학 서열구조 있었다
조선 총독부 시절에도 대학 서열구조 있었다
  • 유무수
  • 승인 2022.03.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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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한국 대학의 뿌리, 전문학교』 김자중 지음 | 지식의날개 | 336쪽

소수자 교육향상보다 다수 민중에 교육보급 중시
보통학교 취학률 향상에 역점 두는 교육정책 펼쳐

이 책은 오늘날 ‘종말의 위기( “지역학술·교수단체, ‘지방대 소멸 해결하라’” : <교수신문> 2022년 2월 14일자)’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는 한국 대학의 제도적 뿌리인 전문학교의 역사를 다룬다. 

 

오늘날 한국에서 역사가 비교적 오래된 대학의 전신인 전문학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 고등교육기관의 한 유형인 전문학교를 참고해서 설립한 학교이며, 조선에서는 일제의 대학설립 억제 정책으로 단 하나의 대학(경성제국대학)만 설립됐다. 1916년에 조선인에게 고등교육의 기회 역할을 한 관립전문학교는 3교였으며, 1942년에는 관립 7교, 공립 2교, 사립 11교였다. 

조선총독부는 관립전문학교 졸업자에게 높은 사회적 지위의 직업군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기에 경성제국대학과 관·공립 전문학교의 입학경쟁은 치열했고 사립전문학교들은 관립전문학교 졸업자의 자격부여를 요구했다. 조선총독부의 관립전문학교 우대는 경성제국대학-관립전문학교-사립전문학교의 서열구조를 구축했고 사립전문학교가 관립전문학교 이상의 서열로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했다.

조선인의 교육열은 뜨거웠다. 평안남도, 경상남도, 부산, 전라북도, 광주, 함경남도 등 전국각지에서 전문학교 설치 제안이 있었으나 총독부는 주로 재정문제의 이유를 들어 설립을 허가하지 않았다. 총독부는 소수자 교육향상보다 다수 민중에 대한 교육보급을 중시하여 보통학교 취학률 향상에 역점을 두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 시절에도 전문학교는 경성에 몰려있어 지방은 고등교육 기회에서 매우 불리했다. <동아일보> 1939년 3월 24일자는 고등교육 기회의 차별적 분배를 비판했다. “우리는 문화적, 정치적 견지에 입각해서 입학 선발의 도시 편중적 폐풍을 지적하고, 동시에 지방, 농촌 수재의 취급을 더욱 유의하기를 요망하는 바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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