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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연구 콘퍼런스’ 의장 맡은 첫 여성과학자
‘고든연구 콘퍼런스’ 의장 맡은 첫 여성과학자
  • 김재호
  • 승인 2022.03.08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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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학기술인 이야기 ⑩ 김현정 서강대 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 시대 여성과학인 소개 캠페인 ‘She Did it’을 펼치고 있다. <교수신문>은 여성과학기술인이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경력 성장을 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동으로 소개한다. 여성과학기술인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가 교수사회에 전달되길 기대한다. 열 번째는 김현정 서강대 교수다.

미국 아르곤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에 도전
응용보다 원리부터 파악하고 문제 해결하는 물리학

2002년부터 서강대 물리학과에서 재직하고 있는 김현정 교수는 물리학 중에서도 특히 ‘응집물리 실험’이라는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X선을 이용해 새로운 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이용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과학 현상을 발견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사람. 그 표현처럼 김 교수는 늘 과거에 관측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찾아내고, 기존에 가던 방향과 다른 길을 끊임없이 선택해 왔다. 미국 퍼듀대 박사 과정 중 “광학의 분광학 기술로 블루다이아몬드의 에너지 전이를 측정해서 그전에 관찰하지 못했던 에너지 준위를 발견했다”라는 그는 미국 최초 국립연구소인 아르곤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에 도전했다.

아르곤 연구소에서는 당시 최첨단인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막 가동을 시작하였을 때였다. 이전의 X-선 과학에서는 활용할 수 없었던 결맞음성을 활용한 연구기법을 개발하여 박막 표면의 동역학을 연구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나노 입자의 원자 수준의 변화를 이미징하는 기법의 개발과 연구로도 이어졌다.

X-선 과학 분야에서 그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고든연구 콘퍼런스에서 2017년에 의장직을 수행하였다. 엑스레이(X-ray) 과학 분야에서 선출된 최초 여성 의장이었으며, 한국인 최초로 고든연구 콘퍼런스에서 의장으로 선출되는 역사를 남긴 셈이다.

여성 과학자의 통찰·분석력 더욱 중요해질 것

김 교수가 어린 시절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과거 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과학 주임이었던 담임 선생님과 중학교 1학년 때 물상 여선생님이의 영향으로 물리라는 과목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학적 호기심과 당시에는 과학경시대회 준비로 실험실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볼 수 있었던 기회가 물리학자로서의 꿈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었다.

김 교수는 ‘물리학은 어렵다’라는 생각, 또는 수능에서 물리 과목을 선택했을 때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학생들이 물리학을 공부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전자회사를 예로 들자면 전자과를 나온 사람이 당장 회로를 설계하거나 업무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물리과 출신은 문제가 생겼을 때, 원리부터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강점이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물리 전공자가 훨씬 강점이 있고 회사에서도 물리학 박사를 뽑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자신이 학부생이던 시절을 돌아본 김현정 교수는 여성 학생의 비율이 6% 정도로 매우 적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오늘날 그 비율은 약 30% 정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대학뿐만 아니라 물리학계 전체로 놓고 보더라도 증가 추세라는 점을 짚었다.

김 교수는 “전반적으로 물리학 분야에는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며 “물리학은 계속 연구 영역이 늘어나고 융합연구로도 확대된다. 여성의 통찰력과 종합적인 분석력이 점점 더 중요하게 발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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