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4:15 (금)
동덕여대, 학내 언론 문제로 시끌
동덕여대, 학내 언론 문제로 시끌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11.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덕여대(총장 손봉호)가 학보사의 기사내용을 문제 삼아 편집주간을 해임하자 기자들이 자비출판을 강행하는 등 학내언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덕여대는 지난 9월 26일자 동덕여대학보(357호)가 ‘손봉호 총장, 학교운영 F학점’, ‘손봉호 총장, 퇴진하는 것이 옳다’ 등의 설문조사 기사와 사설이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9월 30일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편집주간을 해임했다. 김병일 교무처장은 “설문조사가 1백82명의 교수 중 90명의 교수에게만 조사를 실시했을 뿐만 아니라, 응답자의 35명이 비정년트랙교수였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해임된 주간 대신 10월 10일자 학보(358호) 조판과정을 확인하던 김태준 부총장은 기사내용이 찬반양론이 게재되지 않는 등 편파적이라고 판단, 학보발행을 전면 중단시켰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학보사는 기자들의 개인 돈과 학보사를 지지하는 교수들이 지원한 광고비를 모아 10월 10일 자 학보를 제호 없이 발행하고, 이를 배포했다.

동덕여대학보(9월 26일자)가 교수 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손봉호 총장의 학교 운영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추진력에 대해서는 60.7%의 교수들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이 결과를 두고 사설에서는 “손 총장 체제 1년 동안 입시수당 독식사건, 총학 회장 단식 등 동덕의 교정에는 바람 잘 날 없었다”라며, “손봉호 총장은 이 대학을 떠나는 것이 옳다”라고 주장했다.

하일지 前 동덕여대학보 주간(문예창작학과)은 “2003년 동덕여대 민주화투쟁 이후 몇 사람의 실세가 학교를 장악해 파벌을 형성해 독재를 해왔는데, 이에 대해 학보가 계속 비판을 하자 9월 30일자로 나를 해임하고 신문기사를 검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보사 측은 “설문조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구성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라며 “인터뷰 대상자와 기고 교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구성원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처사는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학보사는 “학보사 기자들의 사비만으로는 도저히 신문 제작을 충당할 수 없다”라며 학생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에게 백지광고를 모집 중에 있다.

이번 동덕여대 학내 언론 문제는 취임 2년째를 맞이하는 손 총장이 학내 구성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업무를 추진하다 불거져 나온 결과여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