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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의학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문제로 접근해야”
“전염, 의학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문제로 접근해야”
  • 김봉억
  • 승인 2022.03.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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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K-융합연구의 미래’ ② 융합이 치유하다_사회문화 통합전염병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교수신문 공동기획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신뢰의 문제, 인권의 문제 등을 코로나19 출구 찾기의 
중요한 아젠다로 설정하고 다양한 형태로 공론화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박길성 고려대 교수(사회학과)

전염 현상은 오랜 인류 역사의 보편적 이상 현상이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과 운송 수단 등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전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한국 사회에서도 여러 방면에 걸쳐 긴박한 사안으로 대두하고 있다. 고려대 통합전염학융합연구팀이  「통합전염학의 초학제적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발생과 같은 시기였다. 

박길성 고려대 교수(사회학과·사진)는 메르스의 사회적 파장을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면서 감염병과 사회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목격했다. 전염을 단순히 의학적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학문적 접근을 통한 문제 제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통합전염학을 대상으로 한 융합연구에 착수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통합전염학을 주창하고 융합연구 과제로 신청한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전염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일상화되면서 통합전염학이 이제는 준고유명사처럼 학술적으로 사용되고 있고요. 전염이 감염병만이 아니라 문화, 혁신, 정책의 확산에 대해서도 학술적으로 분석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무엇보다 연구의 최종 결과물로 한국사회에서 코로나19 출구 찾기의 아젠다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박 교수는 큰 의미를 찾고 있다.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우리도 언젠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만큼 코로나19 출구 찾기 아젠다를 찾는데 주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K-방역의 이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가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걱정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등인데요. 신뢰의 문제, 인권의 문제 등을 코로나19 출구 찾기의 중요한 아젠다로 설정하고 다양한 형태로 공론화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또한 박 교수는 의학적 영역에서만 국한되었던 ‘전염(Contagion)’ 현상과 범주를 생물학적, 사회적, 문화적, 디지털, 정서적 전염으로 각각 설정하고 통합전염학의 토대를 구축한 것이 이번 융합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염은 의료 감염뿐 아니라 행복이나 감정의 전염, 나쁜 정보가 확산하는 과정도 전염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전염 연구의 확장, 연구대상의 확장, 참여하는 교수님들의 전공 확장에 노력했고, 한류와 팬덤 현상에 대해 추적해보자는 것이 우리 연구팀의 강조 사항이었죠.”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융합연구의 중요성을 경험하면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씨앗형, 새싹형 과제만 있었는데요.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줄기형, 열매형은 왜 없느냐고 묻곤 했습니다. 인문사회연구소(미래공유형)와 같은 새로운 지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 다행스러운 데요. 융합연구가 활성화되고 그 성과물이 직접적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인문사회연구소 미래공유형은 오는 4월 공고 예정이다. 3년간 연 5억2천만원을 지원하며 2개 과제를 선정할 예정이다.)

공동 기획팀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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