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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공격, 통합전염병 대응 패러다임으로 이겨낸다
바이러스 공격, 통합전염병 대응 패러다임으로 이겨낸다
  • 김봉억
  • 승인 2022.03.0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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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융합연구의 미래’ ② 융합이 치유하다_사회문화 통합전염병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교수신문 공동기획

융합(Convergence)의 시대다. 장벽과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지식을 합쳐 새로운 유형의 지식을 창출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인문사회가 뒷받침되지 않는 첨단 과학기술은 맹목적이고, 과학기술과 분리된 인문사회는 공허하다. 그렇다면 국내 인문사회 기반의 융합연구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의 융합연구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총 10회에 걸쳐 국내 융합연구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K-융합연구의 미래를 진단한다.

① 인문사회 과학기술 만나다
② 융합이 치유하다_사회문화 통합전염병
③ 융합이 만든 안식처_스마트쉘터
④ 융합이 쓰는 미래_新기후 시나리오
⑤ 융합이 만난 언어뿌리_문화+마이닝
⑥ 융합의 새로운 통찰_웰다잉
⑦ 융합의 빅데이터 분석_한국사 권력 메커니즘
⑧ 융합의 색다른 발상_환자 회복 패러다임
⑨ 융합의 연결고리_다문화 의사소통 앱
⑩ 인문사회가 묻고 융합이 답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2년이 넘었다. 세계 각국은 백신과 치료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에 맞서 싸웠지만,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며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인류는 전염병 재난이 의료·보건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정치적·문화적·정서적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국내에서 이미 이 같은 전염 문제에 대한 초학제적 연구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융합연구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고려대 통합전염학융합연구팀(연구책임자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이 그 주인공이다. 

‘전염’ 현상을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확장·분석

고려대 통합전염학융합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통합전염학의 초학제적 연구: 패러다임 구축에서 응용까지」를 주제로 지난 2015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융합연구를 수행했다. 당초 1단계 3년, 2단계 2년으로 2020년까지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6개월 연장됐다. 연구팀은 전염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종전까지 의학적 영역으로만 국한됐던 ‘전염(Contagion)’ 현상을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확장하고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1단계 연구를 통해 다양한 학제를 아우를 수 있는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전염’은 지역과 문화를 불문하고 인류 역사 전체에 보편적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규정하고, 또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는 학제 간 접점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우선 ‘전염’을 질병은 물론 인간의 행동, 언어, 습관, 문화, 그리고 그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방식과 그 총체인 사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연구진들은 전염을 은유적 수사가 아니라 인류가 숱하게 마주해왔던 ‘현상’과 그 현상의 ‘메커니즘’으로 인식하고,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전염의 계보를 탐구하는 것에서부터 전염을 설명하는 시스템 이론과 연구방법론을 고안했다. 

1단계 연구에서 통합전염학의 인식론·이론·방법론을 구축하고, 그것을 적용해 2015년 한국사회를 강타했던 메르스(MERS) 사태를 실증 분석한 연구진은 2단계 연구에서 연구성과의 실천적 기여를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다종다양한 전염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 연구팀의 연구성과를 단순 지식을 넘어선 정책의 형태로 구체화했다.

특히 연구 막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출구 찾기 전략을 모색하는 데 힘을 쏟고, 연구진들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적 논의의 장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사회·의료·보건학에 언어·물리·정보학 교수까지 참여 

연구 주제가 통합전염학 관련인 만큼 연구팀도 사회과학(사회학·경영학), 인문학(언어학·문학), 의료·보건학(의학·보건정책·생명과학), 자연과학(물리학·정보학) 등 다양한 학제 간 융합으로 구성됐다. 사회과학 분야는 메르스와 코로나19 확산 과정 추적과 사회적 대응, 그리고 사회·문화적 현상으로서 한류 팬덤 사례를 분석했다. 인문학에서는 언어학·기호학·계보학적으로 아시아 문화를 비교 탐색하고, 의료·보건학 분야는 감염과 면역체계, 바이오 영역 등을 탐색했으며, 자연과학 분야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통계적 분석 방법을 제공했다. 

연구팀에는 고려대 사회학과(박길성·심재만·신은경), 경영대학(이장혁), 의과대학(김우주), 보건정책관리학부(김승섭), 생명과학부(김익환), 바이오의공학부(이기성), 언어학과(김성도), 중어중문학과(장동천), 정보보호대학원(이경호)을 비롯해 일본 간사이외국어대학 국제학부(오인규), 한국외대 지식콘텐츠학부(김민형), 카이스트 물리학과(정하웅) 교수진 등 각 분야 최고 연구자들이 참여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학제 간 교류와 융합을 통해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통합전염학의 학문적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성과

새싹형 다년 연구과제인 「통합전염학의 초학제적 연구」는 다양한 성과물을 남겼다. 28편의 전문 학술논문을 비롯해 5권의 저서와 157회에 걸쳐 학술대회 발표(국내 76건, 국외 81건)를 진행했다. 각각의 성과는 백서 자료를 비롯해 감염병 확산과 관련한 언론기사, SNS 자료 등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연구팀과 국내 대표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와 협업을 통해 오늘의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코로나19의 다양한 이슈를 공동으로 도출했다. 

통합전염학융합연구팀이 주최한 통합전염학 국제워크숍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무엇보다 학술적 논문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통합전염학의 학문적 대중화를 이루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대표적으로 연구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 김우주 교수는 ‘EBS 초대석’ 프로그램에서 ‘바이러스와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제목으로, 진화하는 바이러스와 이에 대응하는 사회 구조의 한계와 관련해 대담을 나누는 등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해 통합전염학을 알렸으며, 연구책임자인 박길성 교수는 한류 확산과 코로나19 출구 찾기 등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지속해서 만들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염’을 키워드로 다학제적 대중서적(『전염의 상상력』, 나남)을 출간한 것도 뜻깊은 성과 중 하나이다. 

연구책임을 맡은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감염병을 통해 발생하는 사회변화 내용을 의료보건학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다양한 측면에서 추적하고 설명함으로써 감염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고 사회통합의 걸림돌을 제시했다”며 “특히 연구 후반부에 등장한 코로나19 현상으로 사회적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코로나19 출구 찾기 테마는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공동기획팀 editor@kyosu.net
김미혜 한국연구재단 문화융복합단장, 김봉억 교수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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