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8-14 21:38 (일)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철폐하라"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철폐하라"
  • 윤정민
  • 승인 2022.02.22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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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노조·민교협·비정규교수노조 등 공동성명
인권위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차별 시정 권고 결정 관련 입장 발표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제도 철폐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김일규 교수노조 위원장, 박중렬 한교조 위원장, 김병국 대학노조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전국교수노동조합

“인권위가 대학의 비정년트랙 교수 승진 기회 차별을 용인했다.”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 간 연봉 차별을 합리적으로 봤다.”

“비정년트랙 교수의 학내 의사결정기구 참여 배제는 평등권, 대학자치권을 침해한다.”

교수노조, 민교협, 비정규교수노조 등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2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위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차별 첫 시정 권고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3일, 학교법인 A 대학 이사장에게 대학 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임금 등 차별을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권고사항으로는 △총장후보자 추천 및 대학평의회, 교수회의 등에서 의결권 행사 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참여가 원천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 개정 △가족수당, 자녀학비 보조수당, 후생복지비 및 성과상여금 지급에서 트랙별 전임교원 간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있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신분상 차별을 국가기관이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라며 교수 사회의 신분 질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공동대책위는 인권위가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승진 기회와 기본연봉 차별 등을 용인한 데에 대해 아쉽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권고문에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는 정년을 보장받는 교수가 아니므로 정년보장심사대상이 되는 교수 승진 여부에 대해서는 정년트랙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기본연봉 차별 관련해 인권위는 “정년트랙 전임교수는 지원 자격에서 ‘연구실적이 모집공고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200% 이상인 자(석·박사 학위 논문은 제외)’라는 요건이 추가되며, 임용심사 과정에서도 ‘공개 강의 심사’가 추가돼 보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임용된다는 점, 진정인들에게 학과장 등의 보직이 부여되지 않아서 업무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본연봉의 차이는 불합리하지 않다”라고 판정했다.

공동대책위는 인권위의 위 의견에 대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를 임용할 때 일반적인 전임교수를 임용할 때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학교도 있다”라며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에게 학사행정에서 배제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대학은 교수를 초빙할 때 적용되는 지원 자격이 큰 틀로만 정해져 있으며 각 대학은 교원의 임용 자격을 자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인권위 판단이 피청구대학의 현실에만 국한해 내린 것일 뿐, 전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상황 개선에 명확한 한계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차별의 합리성을 판단하지 않는 점도 아쉽다고 전했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학내 의사결정기구 참여 배제에 대해서는 평등권, 대학자치권 등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지 않은 인권위의 판단을 지적했다. 공동대책위는 대학의 자치권과 대학 구성원의 대학자치 참여권을 기본권으로 보는 적극적인 헌법 해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대책위는 무엇보다도 비정년트랙 제도는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교육과 지도, 학문 연구를 위한 안정적 고용 조건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연구·교육·행정이라는 교원 업무의 본질적인 세 가지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을 배제하고 교원으로 임용하는 기형적인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제도가 결국 대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공동대책위는 “교육부의 대학평가 기준인 교수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강사 또는 연구원과 다를 바 없는 강의교수, 연구교수 등을 늘려 왔다”라며 “고용 안정성을 외면하고 낮은 처우로 전임교수를 채용하기 위해 비정년트랙 제도를 악용해 왔다”라고 말했다. 특히, “등록금 동결, 인구 절벽 등으로 재정적 한계에 봉착한 대학에서 비정년트랙 교수를 임용해 낮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교원 수를 유지했다”라고 지적했다.

공동대책위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중 사실상 일반 전임교수와 업무 내용이 동일한 경우가 많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강의전담교수나 연구전담교수를 전임교수 충원율에 포함하는 교육부의 대학평가 정책이 폐지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교수노조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차별 철폐를 단체교섭의 주요 교섭사항으로 삼아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차별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시정 권고 결정 관련 우리의 입장

“궁극적으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을 철폐해야 대학교육이 살아난다”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는 2021. 12. 23. 대학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에 대한 임금 등 차별에 대하여 학교법인 □□대학교 이사장에게 일부 시정 권고를 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위 결정은 대학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에 대한 신분상 차별에 대하여 국가기관이 처음으로 공식적 판단을 내놓은 것이라서 교수 사회의 신분질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대학 내 의사결정기구인 대학평의원회, 교수회 등에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의 참여를 배제하거나 제한해 온 규정들을 개정하도록 권고하였는바, 대학자치 내지 재정 및 학사 운영에 비정년계열 전임교원들이 참여하게 되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에 대한 차별 철폐, 처우개선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급팽창한 대학들은 전임교원이 부족한 채로 학생 정원을 늘려 왔고, 교육부의 대학평가 기준인 교수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강사 또는 연구원과 다를 바 없는 강의교수, 연구교수 등을 늘려 왔다. 더욱이 교육부는 2016년 12월 20일 고등교육법 제15조(교직원의 임무) 제2항을 개정하여 강의전담, 연구전담, 산학협력전담 교수를 법적으로 허용하였다. 그러나 대학들은 고용안정성을 외면하고 낮은 처우로 전임교원을 채용하기 위해 비정년계열 제도를 악용해 왔을 뿐이다. 특히, 등록금 동결, 인구 절벽 등으로 재정적 한계에 봉착한 대학에서 비정년계열 교수를 임용하여 낮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교원 수를 유지해 왔다.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중에는 실제로 강의만 전담하는 강의전담교수, 연구원으로서 강의를 일부 담당하는 연구전담교수도 있지만, 사실상 일반 전임교원과 업무 내용이 동일한 교원이 더 많다. 심지어 노무관리 차원에서 일단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으로 임용하였다가 업적이나 충실성 등을 평가하여 정년계열 전임교원으로 전환시켜 주기도 한다.

이러한 파행적이고 기형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의전담교원이나 연구전담교원을 전임교원 충원율에 포함시켜 주는 교육부의 대학평가 정책이 폐지되어야 한다. 더욱이 2019. 8.1. 시행된 고등교육법 제14조(교직원의 구분) 제2항 및 제14조의2(강사)에 의하여 강사의 신분과 처우를 개선하도록 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강사와 똑같은 강의전담교수 제도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남는 문제는, 임용 자격이나 업무 내용에서 일반 전임교원과 다를 바 없는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다. 대학들은 이들과 일반 전임교원과의 차별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명칭만 교육중점교원, 연구중점교원이라고 부르고 있을 뿐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결정에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을 “인간의 존엄 및 가치와 관련이 있으면서 사회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차지하는 지위이면서 개인의 의사로 쉽게 변경할 수 없는 인격적 표지로서 소수자의 차별로 이어지기 쉬운 사회적 지위”이므로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로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우선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에 대한 차별 사례를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다. 첫째, 승진에 있어서 부교수 또는 교수까지만 승진할 수 있다는 점, 둘째, 현저하게 낮은 기본연봉을 책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연봉제 교수들에게 지급되는 가족수당, 자녀학비 보조수당, 후생복지비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성과상여금 역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셋째, 학내 의사결정기구인 교수평의회, 교수회, 대학평의회 등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지만, 우리가 볼 때 아쉬운 점이 많다.

첫째, 우리가 볼 때 안타깝게도, 승진 기회의 차별을 용인하였다. “승진제도는 ... 단순히 업무의 유사성만이 아니라 입직 경로와 고용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성한 인사 및 조직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진정대학의 정년계열 전임교원은 일정한 연구 및 교육역량을 갖춘 경우 계속해서 재임용을 받거나 정년을 보장받는 교원임에 반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은 정년을 보장받는 교원이 아니므로 정년보장심사대상이 되는 교수 승진 여부에 대해서는 두 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년계열 교원은 정년을 보장받는 교원이고, 비정년계열 교원은 정년을 보장받는 교원이 아니라’는 ‘동어반복’에 불과한 이유를 들었다.

둘째, 정년계열 전임교원에게만 지급되는 가족수당, 자녀학비 보조수당, 후생복지비, 성과상여금 등을 불합리한 차별로 보아 그 시정을 권고한 반면, 기본연봉에 있어서의 차별은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즉, 정년계열 전임교원은 지원 자격에서 ‘연구실적이 모집공고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200% 이상인 자(석.박사 학위 논문은 제외)’라는 요건이 추가되며, 임용심사 과정에 있어서도 ‘공개강의 심사’가 추가되어 보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임용된다는 점, 진정인들에게 학과장 등의 보직이 부여되지 않아서 업무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본연봉의 차이는 불합리하지 않다고 판정하였다.

그러나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에게 학과장 등의 보직이 부여되지 않는 것, 즉, 학사행정에서 배제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차별이다. 더욱이, 정년계열 전임교원은 학과장 등의 보직을 맡을 경우 별도의 보직 수당을 받는다. 학과장 등의 보직이 부여되지 않는 점을 들어 기본연봉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또한 보다 엄격한 시험 절차를 거쳐 임용된다는 점 또는 입직 경로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기본연봉의 차이를 합리적이라고 본 것은 더욱 심각한 잘못이다. 대학이 교원을 초빙할 때 적용되는 지원 자격은 큰 틀에서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또한 이 틀 안에서 각 대학은 교원의 임용 자격을 대학 나름대로 자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을 임용할 때 일반적인 전임교원을 임용할 때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학교도 있다. 이것을 고려할 때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은 피청구대학의 현실에만 국한하여 내린 것일 뿐, 전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의 상황의 개선에 명확한 한계를 남겼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임금차별 문제의 핵심을 간과하였다. 임금 차별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여부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의거해 판단해야지 입직 경로의 차이만을 들어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셋째, 학내 의사결정기구 참여가 봉쇄되어 있는 점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총장선출, 대학평의원회, 교수평의회, 교수회 등에서의 의사 결정이 교수의 근로조건이나 교육활동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사항을 다룰 수 있고 이로 인해 근로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아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로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대학의 학칙 제·개정, 총장후보자 추천 등 주요 학내 의사결정 절차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 배제되고 있다면서 관련 규정의 개정을 권고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강조할 점은, 정년계열 전임교원의 근로조건은 학교 측과 교수의 계약에 따라 이루어지지만,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은 근로조건 및 교육활동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의사 결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통로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은 취업규칙 위반의 소지가 있는 근로조건 변경, 재임용 등에 대하여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다.

특히 아쉬운 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의 학내 의사결정기구 참여 배제를 헌법 제10조의 평등권 내지 헌법 제31조 제4항의 대학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헌법학자들은 헌법 제31조 제4항 ‘대학의 자율성’을 대학자치권의 근거로 보는 데 이견이 없으며, 대학자치의 주체는 당연히 교직원과 학생이다. 그러므로 사립학교법 제26조의2(대학평의원회) 및 동 시행령 제10조의6(대학평의원회의 구성) 제1항은 “대학평의원회는 교원·직원·조교 및 학생 중에서 각각의 구성 단위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대학의 자치권과 대학구성원의 대학자치 참여권을 기본권으로 보는 적극적인 헌법 해석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비정년계열 제도는 철폐되어야 한다. 현재 대학교원의 30~50%가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으로 채워지고 있다. 정년보장 교수로의 승진 기회 봉쇄, 턱없이 낮은 연봉과 처우, 학사행정에서의 배제 등으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은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로부터 백안시당하며 자존감마저 상실하고 있다. 학생 교육과 지도, 학문 연구를 위한 안정적 고용 조건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연구·교육·행정이라는 교원 업무의 본질적인 세 가지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을 배제하고 교원으로 임용하는 기형적인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제도는 결국 대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계기로 교수 사회는 대학평의원회 등의 학내 의사결정기구를 통하여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적극적으로 의제화해야 할 것이고, 전국교수노동조합 역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차별 철폐를 단체교섭의 주요 교섭사항으로 삼아 관철시켜 나갈 것이다.

 

2022년 2월 22일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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