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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투쟁하는 이들…봄날을 소망하다
‘정신장애’ 투쟁하는 이들…봄날을 소망하다
  • 김재호
  • 승인 2022.02.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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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정신건강론』 김정진 지음 | 학지사 | 389쪽

예방치료 위해 지역사회 전문의와 협력이 필요
투렛증후군·저장장애라는 한계에도 삶을 꿈꾼다

도정신치료를 창안한 소암 이동식 선생은 정신치료란 “치료자가 자신의 인격으로써 동토(凍土)에 떨고 있는 환자에게 봄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신건강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조현병 △양극성 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충동조절 장애 △중독장애 △신경인지 장애 등의 환자는 일탈이라는 낙인을 찍고 차별과 배제의 영역으로 밀어 넣을 대상이 아니다. 모두 혹독한 추위에 시달리면서 따뜻한 봄날의 회복을 소망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의 건전한 사회적 적응을 촉진하고자 하는 사회복지사는 “지역의 정신장애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미리 발견하고, 지역의 정신건강 전문의들과 협력하여 예방 및 치료적 도움을 받도록 연계하여,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돕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정신건강과 정신장애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KBS의 「무엇이든 물어보살」이라는 프로그램에 ‘행복한 삶을 꿈꾸는 투렛증후군 환자(이건희 씨)’가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원하지 않음에도 목을 옆으로 제치거나 수시로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틱 장애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음을 호소했고, 부모에게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는 투렛증후군은 악마의 저주라며 눈물을 흘렸다. 상대방이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을 아는 출연자는 고함을 친 후에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 MC는 출연자의 사정을 듣기 전에는 출연자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심한 악취를 풍기는 할머니를 인근 주민이 신고한 사례가 있었다. 기초생계급여와 폐품수집으로 홀로 생활하는 할머니의 집에 10톤이 넘는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고, 그 할머니는 이웃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혼, 해고와 같은 외상적 생활사건이 ‘저장장애’의 원인일 수 있으며, 저장장애 환자는 물건을 보관하고자 하는 강한 충동에 사로잡혀 있으며 버리는 것에 고통을 느낀다. 긍휼의 감성과 정신건강에 대한 지식이 있을 때에만 겉으로 ‘지저분한 할머니’의 내면에 ‘치료의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가 있음을 통찰할 수 있다.

 

정신건강은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은 어떠한가. ADHD 아동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며 손발을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간섭하며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과업에 참여하기를 싫어한다. ADHD 아동은 교실에서 선생님의 꾸중을 자주 듣게 되고 친구들에게 ‘나쁜 아이’로 낙인이 찍혀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 배치된 사회복지사와 상담자는 심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제초제를 뿌리는 직업을 갖고 있는 부모의 아이들 중 43%가 ADHD를 겪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저자인 김정진 나사렛대 교수(사회복지학부)는 ‘정신건강증진 사업의 방향과 과제’에서 ‘회복’을 제시했다. 회복 모형에서 환자는 “질병 또는 장애로 인하여 변해버린 자신의 인생을들 두고 투쟁하는 존재”이다. 회복 패러다임은 “질병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고 희망적인 삶의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개발”함으로써 “당사자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선택하고, 획득하고, 유지하도록” 돕고자 한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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