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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약물 중독의 신경학...도파민 분비에 달렸다 
술·약물 중독의 신경학...도파민 분비에 달렸다 
  • 유무수
  • 승인 2022.02.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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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중독에 빠진 뇌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 이한나 옮김 | 심심 | 332쪽

약물의 상승효과 떨어지면 비참함 느껴
그저 행복하길 바란다는 한마디에 전환

미국 벅넬대 교수(심리학과)이며 행동신경과학자인 주디스 그리셀 저자는 AP통신에 실린 ‘아기를 맥주로 교환하려다 기소된 남자’가 진심으로 이해가 되며 공감이 된다고 말했다. 저자는 열세 살 때 친구네 지하실에서 와인 2리터를 퍼마신 뒤 신세계를 느꼈다. 그 이후 23세까지 온갖 약물에 빠져 들어가는 중독자가 되었다. 약에 취한 세상은 찬란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화창한 날 피우던 대마 꽁초가 차창 밖으로 날아가 버렸을 때 되돌아 걸으면서 도로를 샅샅이 미친 듯이 뒤져야 했다.

 

 

저자는 “달콤한 탈출구에는 비참한 대가가 따른다.”라고 증언한다. 결국 약물이 없을 때는 세상만사가 비참하게 지루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밀려온다. 술에 취해서 즐거운 습관을 키우면 취하지 않았을 때 삶은 점점 더 짜증나고 지루해지고 술을 더욱 갈망하게 된다. 어느 날 일어나마자마 체내에서 약물의 상승효과가 떨어진 순간 거울 가까이 자신의 눈을 보았을 때 소름끼치는 비참을 느꼈다.

연방요원에게 쫓기고, 약물에 중독된 친구들이 죽어나가고, 학교와 집에서 쫓겨나고, 신체적으로 금단증상에 시달리는 비극 속에서 헤매는 나날을 보내며 스물 세 번째 생일이 되었을 때였다. 아버지가 저녁식사를 제안했다. 식사를 함께 할 때 아버지가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넸다. “네가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순간 선택의 자유를 상실하며 지독하게 불행한 자신의 실체를 뼈저리게 인식했다. 저자는 통곡했다. 그날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약물은 치료에도 중요하지만 중독되면 위험하다. 사진=위키백과

저자가 모든 남용물질을 끊은 뒤 술 생각 없이 온전히 보낼 수 있기까지는 1년, 대마 열망이 누그러지기까지는 9년이 걸렸다. 공부에 다시 집중했다. “특정물질을 강렬하게 원하는 기저에 어떤 신경학적 기제가 작용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뇌과학자의 길을 선택했고, 20여 년 동안 중독의 신경과학을 연구했다. 뇌의 도파민 분비에 따라 약물의 매력을 남들보다 크게 느낄 수 있다. 저자는 궁극적 회복을 위해 ‘인간적인 사랑과 타인과의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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