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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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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우
  • 승인 2022.02.09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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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실 외 4인 지음 | 알마 | 216쪽

해외에서 활동하는 여성 과학자들의 자전적 에세이

미국과 유럽 유수의 기관 연구원이거나 대학교 교수로 활동 중인 여성 과학자 다섯 명이 쓴 자전적 에세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원이자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겸임교수인 미생물학자 문성실, 메릴랜드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인 천체물리학자 서은숙, 미국 국립보건원 수석연구원이자 에드워드 헤버트 의과대학 겸임교수인 의생명과학자 김희용, IBM 석학 엔지니어로 열정을 바치다 최근 한국 SK하이닉스 부사장으로 돌아온 반도체공학자 나명희, 킹스버러우 커뮤니티 칼리지 조교수이자 뉴욕 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인 우주과학자 박지선. 이들 다섯 명의 과학자들이 어린 시절 가졌던 꿈에서부터 고민 많던 청년기를 지나 해외로 나가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겪었던 좌절과 희망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세상과 과학을 향한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인상적이다. 과학자를 꿈꾸는 독자라면 이들이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하기까지 부딪힌 수많은 벽들에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깨치고 나가는 과정을 들으며 그 끝의 빛나는 성취에 함께 기쁨의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과학자를 꿈꾸는 여학생들에게 보내는 따듯한 목소리

과학자란 우주 혹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간극을 부단하게 좁혀가는 일을 하는 그룹이다. 그들이 개인이 아니라 그룹인 까닭은 단지 수많은 이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과학의 외연 때문만이 아니다. 과학자에 의해 그 분야의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씩 증명되고 발견되고 발명되며, 그것은 인류의 새로운 지식이 되고 다음에 올 과학자의 연구에 기초가 되어줌으로써 지식을 확장해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우주가,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저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낸 글은 한 결 같이 청년들의 고민에 공명되고, 멀게만 느껴지는 꿈을 눈앞에 있듯 응원한다. 그들의 담담하지만 용기있는 목소리는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한 학생, 어려운 환경과 여건으로 좌절하는 청년, 과학자를 꿈꾸지만 안개 속에 갇혀 힘겨워하는 과학도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멘토링이 되어준다.

유리천장 아래 더욱 빛나는 과학자들

저자들마다 인류의 문화 혹은 생존을 위한 첨단에 서 있는 과학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인 현실이 어떤 방식이든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작용했다는 고백을 한다. 저자들이 이 사회적 난관을 뚫을 수 있었던 비결은 성차별 이면의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과학 하는 데 남성과 여성의 능력 차이는 없고, 다만 성에 따라 더 강하거나 약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결혼과 출산, 양육에 따른 책임이 여자에게 더 무겁게 부과되는 일은 부당하고 앞으로 반듯이 변화해야 하지만 자신의 학문과 연구를 향한 열정으로 그 시간을 견디고 건너갔다고 말한다. 세계적 과학자이자 엄마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저자들. 그들을 빛나게 하는 본질은 그들이 어떤 역경에도 잃지않은 ‘꿈’이다. 차세대 백신을 개발해 하루빨리 저소득층 영유아들을 구하겠다는 꿈, 인류와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 가야 할 책임이 있는 개체로서 과학 하겠다는 꿈, 다음 연구자를 위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삶에 감사함을 느끼며 사는 꿈,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 길을 내겠다는 꿈…. 책의 맨 뒷장을 장식하는 박지선 교수의 말은 꿈꾸는 독자를 함께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준다. “나는 계속 꿈을 꿀 생각이다. 꿈을 꾸는 동안엔 아무리 멀리 있는 별이나 행성이라도 바로 내 앞에 성큼 다가선 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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