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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고귀한 ‘베르베르인’... 프랑스 이민자 다수를 차지
자유롭고 고귀한 ‘베르베르인’... 프랑스 이민자 다수를 차지
  • 유무수
  • 승인 2022.02.11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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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베르베르 문명』 임기대 지음 | 한길사 | 356쪽

알제리·모로코에서 베르베르 동질성을 찾기 위해
베르베르어 공용어 쓰며 인권의 민중운동을 펼쳐

프랑스 축구국가대표 선수였던 지네딘 지단의 아버지는 알제리의 베르베르(BerBer)족 출신이다. 베르베르인은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 등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를 뜻하는 마그레브(Maghreb) 지역에서 살아왔다. ‘베르베르’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인이 자신들의 문명과 다른 ‘외국인’이라는 의미로 부른 것에서 시작됐으며, 베르베르인 스스로는 ‘아마지그(Amazigh, 자유로운 사람, 고귀한 사람)'라고 칭한다.

 

베르베르인 간에는 큰 대립이 없었지만 지중해를 접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로마, 아랍, 프랑스 등의 외세가 마그레브 지역에서 전쟁과 식민 지배를 일삼았다. 지금도 이 지역에는 다양한 침략자들의 문화와 종교가 복잡하게 혼재한다. 아랍지배 이전의 마그레브 지역에서는 로마 가톨릭과 아리우스파 기독교, 지중해 동쪽의 페니키아 침략 이전부터 유입된 유대교를 믿는 주민이 있었으며, 아프리카 다른 지역처럼 애니미즘적 신앙인도 존재했다. 아랍 점령기에 베르베르인 상당수는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현재 통계상으로는 98%가 무슬림이다. 

거대 디아스포라를 형성해 유럽과 아메리카까지 진출한 베르베르인을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기준은 언어다. 베르베르어는 베르베르 정체성 찾기 운동의 중심에 있으며, 모로코는 2011년, 알제리는 2016년에 베르베르어를 공용어로 지정했다. 프랑스에는 베르베르어를 구사하는 베르베르 이민자가 200만 명 이상이다.

 

베르베르인. 인구는 약 2천500만 명 ∼ 3천600만 명이다. 사진=위키백과

마그레브 지역뿐만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에서도 이민자들이 결집해 베르베르 정체성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코로나19 이전까지 알제리와 모로코에서 이어진 민중운동 ‘희락(Hirak)’은 진정한 민주화, 평등, 인권 등을 외쳤다. 베르베르인의 동질성을 찾으려는 민중시위 현장에 등장하는 깃발에는 알파벳 ‘Z’을 의미하는 베르베르 문자가 표시되어 있다. 세계사의 여러 페이지를 장식하고 문화와 예술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와 달리 베르베르인은 타국을 식민화하며 착취한 적이 없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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