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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위기 해결, 우리의 과제
중소기업 위기 해결, 우리의 과제
  • 김성훈
  • 승인 2022.01.24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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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김성훈 청주대 일반대학원 기계항공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만학도인 나는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며 중소기업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다. 만학의 길을 걷고자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내가 꿈꿔오던 인생 목표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중소 제조 산업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급격한 산업 생태계의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영위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식과 지식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 산업이 서서히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그 자리는 정보화 산업, 서비스 산업 등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인건비와 강한 기업 규제 정책 등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해외 거점 마련이라는 이유로 대기업 중심의 제조 기반 시설의 해외 이전을 확대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한국경제의 기반인 중소 제조 산업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소 제조 기업들은 지속적인 기업 성장 여건을 마련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고유 핵심 기술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 흐름에 뒤처지는 상황으로, 그동안 중소 제조 기업들이 누려오던 이익을 자본과 인력을 앞세운 해외기업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내가 현재 운영하는 회사는 전기·전자산업 분야 · 전기자동차산업 분야 ·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핵심 부품인 전장 부품(파워코드, 전기배선 안전벨트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50년이 넘는 장수 기업이지만, 입사할 당시에는 80년도 수준의 제조 환경과 임직원들의 안일한 인식들로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그러한 기업이었다. 이러한 모습이 중소기업 대다수가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 전체 글로벌 교역량 중 대(對) 중국 교역량은 지리적 여건 및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 등을 앞세워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산업 지원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중국 제조 산업의 기술력과 품질력을 이전 우리가 우습게 보던 대상에서 시장 흡수력과 장악력을 경계해야 하는 대상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또, 세계 및 국내시장에서 ‘Made in china’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기업의 완제품 역시 구성 부품의 약 40~70% 정도가 중국 제조 부품을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상당한 상태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중소 제조 기업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 전략으로 원천 기술 확보와 보유 기술 역량 확대가 기업 존속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공감하고 이를 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문인력 부재 및 역량 부족과 경영진 위주의 결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무분별한 융합 기술 접목과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제품 개발 등이 큰 한계로 작용하며 발전 관계를 저해하는 여건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국내 제조 기업 발전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젊은 인재들을 등용해 활력적으로 기업 고유 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기업들과의 상생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이의 결과물로 초기 화재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가전제품용 플러그와 인체 유해 성분인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대두유(콩기름) 대체 가소제 개발 및 폴리염화비닐(PVC) 소재 적용, 과열 방지를 위한 온도 센서가 내장된 전기자동차 이동 충전용 플러그, 임가공 분야의 자동화 공정 장비 개발 등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고 현장 및 제조 부품에 적용해 국내외 기업들에서 기술력 및 경쟁력 등을 인정받고 있다.

제조 산업은 모든 나라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다. 그리고 우리가 육성하고 지켜내야 하는 대상이다.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형태와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금과 같은 때에 후진 석학들이 중소기업에 눈을 돌려 그들의 고유 기술을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식과 열정을 주어야 할 때다. 현재가 보장되는 대기업 일원도 좋으리라 생각되지만 한 나라의 미래를 밝히며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중소기업에서 가치를 증명해 가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제조 산업에서 중소기업이 안정되고 기술의 지속적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무한한 가치 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나는 마지막 한 문장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다. “제조 기술은 지켜야 하는 것이고, 지켜내야 하는 우리의 자존심이다.”

 

김성훈 청주대 일반대학원 기계항공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

기계항공시스템공학과 내 고체역학연구실(SMLab)에서 기간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공 분야, 자동차 분야에 사용되는 고전압 전장 부품 기능화 및 신뢰성 관련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제1회 순환경제 산업대전’에서 재제조부문 청정생산 분야에서 산업유공자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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