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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특집] 아랍-이스라엘과 이란의 관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글로컬 오디세이 특집] 아랍-이스라엘과 이란의 관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성일광
  • 승인 2022.01.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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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외교의 미래를 진단하다_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아랍-이스라엘 데탕트가 올해 더욱 확장될 분위기다. 올해 중동 정세는 아랍-이스라엘과 이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지난해 12월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오른쪽)와 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총리가 UAE를 방문한 건 베네트 총리가 처음이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제협력을 통한 중동 평화가 가능할까?’ 1990년대 중반 시몬 페레스(Shimon Peres)라는 이스라엘 정치인이 꿈꾼 새로운 중동이다. 2020년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은 폐기된 페레스의 꿈을 살려냈다.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경제협력은 물론, 사회와 문화 교류까지 약속하면서 새로운 중동의 출발을 알린 것이다.

아브라함 합의는 두 가지 측면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첫째 이스라엘-아랍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스라엘과 아랍 간 오래된 적대 관계를 깨고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이스라엘과 아랍 간 적대 관계의 정점은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에서 패한 직후 아랍국가가 합의한 반이스라엘 정책이었다. 아랍국가는 수단 수도 카르툼(Khartoum)에서 열린 아랍연맹 회의에서 이스라엘 국가 불인정과 이스라엘과의 협상과 평화를 금하는 세 가지 반이스라엘 금지(Three Nos) 정책을 천명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 세 가지 금기를 모두 깨는 합의였다.

둘째, 아브라함 협정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없이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오랜 기간 이스라엘과 아랍 간 평화의 선결 조건이었던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이 더는 걸림돌이 되지 않게 됐다.

아랍-이스라엘 데탕트 시대를 연 아브라함 합의가 가능했던 역내 정세 변화의 중심에는 또 이란이 있다. 시아파 민병대 지원을 통해 헤게모니를 확대하며 핵무기 개발을 의심받는 이란은 주변 모든 걸프 국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UAE와 바레인은 산업 다각화를 위한 경제협력과 함께,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과 정보 공유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 핵 협상이 성공하면 긴장감은 줄겠지만, 만약 실패하면 이스라엘을 포함한 걸프 아랍국가와 이란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대결 구도 역시 핵 협상 타결과 상관없이 역내 불안 요소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외교가 촌각을 다투며 급변하는 중동 정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중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국 이스라엘 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Mamluks in the Modern Egyptian Mind: Changing the Memory of the Mamluks, 1919-1952』 (Palgrave MacMillan, 201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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