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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틱톡·밈·유튜브도 글쓰기 수업에 활용”
“블로그·틱톡·밈·유튜브도 글쓰기 수업에 활용”
  • 강일구
  • 승인 2022.01.1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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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교양교육연구소, 제2회 국제학술대회 8일 개최
한·미·일 등, 디지털 네이티브 교양교육 토론
오스본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강점까지 고려한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사진=픽사베이

“디지털 네이티브는 ‘다르게 읽고 다르게 쓰는’ 존재다. 이들과 디지털 이민자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질문은 디지털 네이티브를 멈추게 하고, 읽기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기억하게 할 것이다”

한수영 중앙대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디지털 이민자와 네이티브 간 읽고 쓰기 문화의 근본적 차이를 비교하며, 학생들에게 ‘고전 읽기’가 필요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 교수의 제안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대학기초교양교육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지난 8일 숙명여대 교양교육연구소(소장 황영미)가 주최한 제2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나온 것이다. 

한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세계를 주도하고는 있지만, 언어와 정서의 뿌리는 구세계에 얽혀 있는 ‘불완전한 이중언어사용자’로 봤다. 그러면서 디지털 네이티브가 겪는 딜레마 해결 방법으로, 질문의 기능을 재해석하며 대안이라 강조했다. 그는 “질문은 텍스트와 다른 텍스트를 연결하며 학습자 내면에 특정 의미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만들기에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경험과 정서를 공유하는 매개로서 고전이 여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한 교수는 “삶의 문제는 비슷하고 고전이 담고 있는 복잡한 문제와 해결 과정은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도 유효할 것이다”라며 “고전에서의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을 이야기하게 만들어 삶의 구심점을 가지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자황 숙명여대 교수(기초교양학부)는 ‘대학 글쓰기 교육의 장면들’이란 주제를 통해 ‘대학 글쓰기’ 교육의 한계와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그는 디지털 네이티브란 주체와 매체 환경이 초래한 변화에 주목하며, 대학에서는 새로운 읽고 쓰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학습자 특성 고려 △대학 기초교양 수준의 읽고 쓰기 교육 프레임의 혁신 △단순성, 실체성, 범용성 기반이 된 리터러시 교육으로의 재편과 심화 등을 제기했다.

숙명여대에서 개최됐던 온라인 토론대회의 노하우도 이날 공유됐다. ‘디지털 환경과 온라인 비대면 토론대회’란 주제로 열린 발표에서는, 숙명여대에서 개최됐던 토론대회의 운영방식과 토론 도우미의 역할, 평가 기준, 학생들의 반응이 공개됐다. 온라인 토론대회의 장점으로 학생들은 자유로운 자료 활용과 대회 진행의 효율화를 꼽았으며, 단점으로는 낮은 현장감과 기술적 문제, 도우미의 역량에 따라 토론대회 운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해외 사례도 공유됐다. 오스본 채프먼대 교수(영문학과)는 ‘미국 디지털 네이티브의 교양교육에서의 수요 충족’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오스본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강점까지 고려한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글쓰기 수업에 웹사이트, 블로그, 틱톡, 트위터처럼 디지털 언어와 플랫폼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익숙하고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플랫폼을 교육에 활용하면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요 질문들을 더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문, 스피치, 밈, 유튜브, 트위터 등의 텍스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문화 콘텐츠를 분석시켰던 프로젝트와 이에 대한 학생들의 결과물에 소개했다.

료 타노우에 도쿄대 교수(교양학부)는 ‘도쿄대 초년차 이과생 세미나’란 주제로 팬데믹 와중에도 도쿄대에서 진행됐던 비대면 교양수업 운영방식을 소개했다. 도쿄대는 2020년 수업의 전면 온라인화를 발표한 뒤, 온라인 수업 포털을 만들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유전자 변형 효소에 따른 우유의 응유(凝乳) 실험’ 같은 가정에서도 가능한 안전한 실험을 통해 이과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수업에 익숙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클래스 서포터를 배치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와 모바일 와이파이 라우터 대여를 통해 통신 환경이 좋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조치를 소개했다. 줌을 통한 수업이 끊길 경우를 대비해 팀 채팅 애플리케이션 슬랙(slack) 차트를 활용한 방법도 설명했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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