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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제학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전원경제학’
산업경제학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전원경제학’
  • 유무수
  • 승인 2022.01.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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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 진 록스던 지음 | 이수영 옮김 | 상추쌈 | 416쪽

흙과 접촉하다보니 드디어 생기와 기쁨이 나타나
로마·대영제국 몰락 이유는 시골 사회 쇠퇴 때문

진 록스던 저자는 자유를 찾아 헤맨 끝에 42세가 되었을 때 고향으로 돌아가 해와 흙과 땀, 그리고 연장과 밀접한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첨단문명이 뒷받침해주는 도시는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시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그럭저럭 도시 생활에 적응한 일반인은 대개 아침에 아파트에서 바닥이 철판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주차장 또는 지하철로 향한다. 이동하는 차량의 바닥도 철판이다. 그리고 시멘트로 찍어낸 보도를 걸어서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세운 건물에 들어가서 각자의 일을 한다. 이렇게 편리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동안 1년 내내 거의 접촉하지 않았던 부분은 바로 지구의 맨땅, 흙이었다. 

저자는 밭에서 괭이질을 하며 더욱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야 하는 유기농 농사를 지었다. 불편하게 흙과 접촉하는 생활을 하면서 저자는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생기와 기쁨을 느꼈다. 모든 흙덩이는 “놀랍도록 색다르고 열대지방처럼 화려한 빛깔의 미생물들이 들어 있는 생명 그 자체”였다. 장작을 패는 것은 일이 아니라 놀이였다.

저자는 생산물의 값어치를 경제 잣대로 재는 ‘산업경제학’과 사람이라는 잣대로 재는 ‘전원경제학’을 대조했다. 산업경제학의 논리를 따른다면 돈이 안 되는 양치기는 비생산적인 노동이다. 그러나 양을 치면서 행복하고, 또 양의 똥에 들어있는 질소, 인, 칼륨이 흙을 기름지게 해주기 때문에 즐겁다면 전원경제학에서는 충분히 의미 있는 노동이다.

저자는 과거 로마 제국, 대영제국, 소비에트 공산주의 제국이 몰락한 이유는 시골 사회가 쇠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장 지오노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은 자신의 철학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장 지오노의 책은 산업경제학의 논리에 의해 황폐해졌던 땅이 생태적 다양성을 되찾은 실화를 근거로 했다고 한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지만 주인공은 묵묵히 나무를 심었다. 세월이 흘러 드넓은 숲이 조성되자 야생동물이 돌아오고 시냇물이 다시 흐르고 사람들의 공동체가 회복됐다는 이야기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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