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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진흥은 학문후속세대 양성부터
인문 진흥은 학문후속세대 양성부터
  • 이중원
  • 승인 2022.01.0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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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_ 이중원 논설위원 /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 

 

‘제2차 인문학 및 인문 정신문화 진흥 기본계획’이 지난해 12월 21일에 확정·발표되었다. 이 기본계획은 「인문학 및 인문 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5개년 계획으로서, 앞으로 5년간(2022~2026) 인문 정책의 내용과 방향을 담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인문학을 바탕으로 인문 정신과 인문 문화를 확립하고 발전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계획이다. 그 내용이 이를 웅변해 준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인문학 영역에서는 과학기술문명 중심의 21세기 사회에서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에 대응하여 인문학 본연의 본질적 가치를 생산하고 실현할 수 있는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고, 현재 및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 중심이 아닌 인문학 중심의 융합연구를 새롭게 추진하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디지털 인문학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인문 정신문화 영역에서는 심각한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고 개인화와 초고령화로 탈바꿈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 곧 인문 가치를 발견하여 공유하고, 이에 바탕하여 인문 치유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인문 활동을 추진하며, 디지털 환경에 맞춰 인문 정신문화를 확산할 플랫폼도 구축하려 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격화로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오늘의 인문학의 위기 상황에 가뭄의 단비 같은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의 위기는 매우 심각하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듯이, 공학계열 중심의 학과 구조조정으로 인해 인문계열의 학과 수와 입학정원 수가 2012년 976학과의 4만6천108명에서 2020년 828학과의 3만7천352명으로 불과 10년 사이에 20% 안팎으로 대폭 감소하였다. “문송합니다”로 상징되는 인문학 전공자들의 취업시장에서의 소외 또한 매우 심각하다. 인문·사회 분야의 미래가 달린 학술지원사업의 예산 규모도, 전체 국가 연구·개발 예산 대비 비중이 2018년 1.7%에서 2022년 1.2%로 계속 낮아지고 있어 학문 분야 간 불균형은 더욱 심화된 상태다. 

주지하다시피 21세기 과학기술문명 사회는 인간의 생활세계를 나날이 새롭게 혁신하고 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사회적 차별이나 전지구적 재앙과 같은 부작용 또한 함께 양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를 포함한 인류 공동체가 처한 위기에 대처하려면, 과학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인문 정신에 바탕한 사회적 가치 또는 공동체 가치의 발굴과 실현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에 대한 존중으로서의 휴머니즘, 형평성에 바탕 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돌봄, 연대성에 기반한 상생과 협력, 다양성의 존중과 상호 평등 및 차별 금지,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공공성, 미래 세대를 염려하는 지속가능성 등등. 이러한 인문 가치를 생산하는 인문학의 역할이 중요한 때다.

제2차 기본계획이 이를 위해 인문학 교육 및 연구의 활발한 수행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의 양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본계획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인문학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인문 가치의 생산 및 구현을 주도해 나갈 학문 주체의 형성, 곧 인문학의 전문 인력인 학문 후속세대 양성이 출발이어야 함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없이 인문학 및 인문 정신문화의 진흥은 불가하다. 최우선으로 인문학의 학문 후속세대를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중원 논설위원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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