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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국문학 대교협 평가 '혼란' … 수도권 7개大 전면 거부
국어국문학 대교협 평가 '혼란' … 수도권 7개大 전면 거부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5.10.06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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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국문학회·한국중어중문학회 '평가 유보' 요구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7개 주요 대학의 국어국문학과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의 학문분야 평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사회학·심리학 분야에 뒤이어 국어국문학 학문분야 평가도 진퇴양난에 빠졌다.

학회 차원에서는 국어국문학회와 한국중어중문학회가 대교협에 평가 유보 및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7개 주요 사립대 국어국문학과는 최근 "이번 대교협 평가가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다고 보아 7개 대학의 학과장협의회를 열어 전면 거부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오는 14일까지 대교협에 제출하기로 돼 있는 자체평가보고서를 내지 않는 등 평가 절차를 밟지 않는다는 것.

이들 대학들은 "무엇보다 인문학을 계량화하고, 이에 따라 대학을 서열화한다는 자체가 비학문적이고 반교육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학문 분야 평가의 순기능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문분야 평가가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조장하고 있기에 이를 거부하는 것이 학자의 올바른 자세"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대학들이 지난 9월 타 대학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 76곳 중 40곳이 '평가 거부'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건부 거부'가 10곳, '평가 참여'가 2곳, '무응답'이 25곳이었다. 전체의 65.8%가 거부 뜻을 밝힌 셈이다.

학회 차원에서도 나섰는데, 지난달 27일 국어국문학회는 대교협에 △순위 발표에 따른 대학 서열화 △국어국문학계 의견 수렴 불충분 △평가 항목 상치 등을 지적하면서, "평가 원칙과 방법을 논의하는 지점으로 되돌아가 재출발해야 하며, 그 때까지는 현행 평가 사업 일체를 유보하는 것이 옳다"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이번에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중어중문학 분야의 경우는, 개별 대학들이 공식적으로 평가 거부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중어중문학회가 평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데 이어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서울) 등 주요 대학들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점쳐지고 있었다.

한국중어중문학회는 지난달 12일 "평가 결과 공표는 대학 및 학과(전공)의 서열화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평가에 대비한 숫자 맞추기는 진리 탐구라는 대학의 근본적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면서 "심각한 문제점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행하는 것으로 평가의 본래 취지와 달리 중어중문학계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대교협에서는 보고서 제출 기일을 앞두고 규모가 큰 주요 대학 국어국문학과들이 불참을 선언하고, 그 여파가 연쇄적으로 타 대학들에게 영향을 미침에 따라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대학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상대평가 방식의 대교협 평가 결과가 신뢰도 차원에서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영기 대교협 평가지원부장은 "순위 공개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평가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편람·기준을 마련할 때부터 학회에서 위원을 위촉하는 등 학계 의견을 반영하고자 했는데 지금에 와서 평가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은 평가 자체가 무산되지 않기 위해 국어국문학과 학과장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지속적인 협의를 구할 예정.

그러나 대교협은 사회학·심리학 분야에서처럼 교수들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결정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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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2005-10-07 11:12:15
입만 살아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