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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의사소통 시대...읽기의 심리학에 기초한 '읽기잠재력 키우기'
비대면 의사소통 시대...읽기의 심리학에 기초한 '읽기잠재력 키우기'
  • 김재호
  • 승인 2021.12.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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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읽기의 심리학에 기초한 읽기잠재력 키우기』 | 정종성, 최진오 | 학지사 | 344쪽

정종성 청주교대 교수(교육학과)와 최진오 국립창원대 교수(특수교육과)가 심리학에 기초한 '읽기잠재력 키우기' 도서를 출간했다. 

 

현대인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문자를 해독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삶의 특정 영역에서 세상과 단절된다. 앞으로 IT 기술이 발달할수록 문자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의사소통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읽고 쓰는 능력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술이다.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삶은 생존 도구 없이 정글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삶과 마찬가지로 위태롭기 짝이 없다. 자신의 자녀나 학생이 한글을 쉽게 익히는 것을 본 학부모와 교사는 한글을 해득하는 일을 매우 간단한 일로 여긴다. 그렇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교육과정에 따라 초기 문해 교육까지 받고도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에게 읽기를 가르치다 보면, 읽고 쓰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읽기와 쓰기는 매우 복잡한 심리적 과정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작업이다. 읽고 쓰는 데 관련된 대표적인 심리적 과정으로는 주의집중, 시각과 시지각, 청각과 청지각, 기억, 문자와 그 말소리를 처리하는 뇌신경 회로의 형성이 있으며, 이에 더하여 음운론·형태론·의미론·구문론적 지식과 같은 언어 지식의 형성도 문해력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래들이 한글을 습득한 방식으로 한글을 익히지 못하는 아동에게 문해 지도를 해야 할 경우에는 이들의 심리적 과정 중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접근으로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각한 읽기부진 상태에 처한 아동을 지도하는 경우라면 우선 아동이 한글 문해력 발달 과정 중 어디에 도달하였는지를 파악하되 아동의 읽기 문제가 해독, 유창성, 독해 중 어느 영역에서 두드러지는지, 그리고 아동이 주의집중, 감각과 지각, 기억에서 보이는 특성과 언어 지식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교수-학습 계획을 구상해야 한다. 

이 책은 읽기부진 아동에게 읽기를 가르치면서 고군분투해 본 경험이 있는 교사, 학습코치, 학부모에게 초기 문해력 형성과 관련된 심리적 기제를 설명하고, 읽기부진 아동을 위한 문해 지도의 방향을 안내하기 위해 쓰였다.

문맹은 한 개인을 세상으로부터 단절시킨다. 문자를 습득하지 않고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문명화된 세상을 살아가기란 무척 어렵다. 읽고 쓸 수 없다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되어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읽기부진 아동을 지도하는 것은 아동의 ‘눈을 밝히는 것’이며, 아동의 인생을 세상과 이어 주는 고귀한 작업이다. 만백성이 쉽게 익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한글을 모든 아동이 익혀서 그들의 삶이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도서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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