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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근대적 건강을 상상하다
한국인, 근대적 건강을 상상하다
  • 이지원
  • 승인 2021.12.20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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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리, 김선희, 박삼헌, 이영섭 지음 | 소명출판 | 209쪽

 

개인 위생과 건강한 신체, 근대 건강 담론의 시작점

코로나 팬데믹 상황,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비누로 손 씻기가 가장 먼저 대중화되었다. 비누로 손을 씻는 행위를 통해 세균을 없앤다는 위생 관념은 비누 탄생 200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적인 집단 감염병 사태에서 한 번 더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세균학은 비누와 치약을 통한 가정위생으로, 유전으로 허약한 신체와 질병은 각종 영양제 복용을 통한 가정의학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인식은 근대의학에 기반한 국민건강담론의 출발점이었다.

개인의 신체 건강담론은 근대 의학에서 출발했고 19세기의 국민국가의 ‘건강한 국민’으로, 더 나아가 제국주의를 발판으로 한 식민지 확장에서 ‘문명’으로 대리 표상되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민은 건강한 병사로서의 남성, 제2의 국민을 창출하는 모성으로서의 여성이었다. 따라서 건강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건강한 아동은 건강한 성인이 된다는 유전학, 인종학과 우생학에 기초한 각종 의학담론이 ‘문명’으로 교육ㆍ홍보되면서 식민지와 피식민지 국민의 우열을 가늠했다. 따라서 일본인은 유럽인에 비해 유전적으로 열악한 신체와 건강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영양을 공급하는 해피 드러그를 적극적으로 발매했다. 해피 드러그는 의사 처방이 필요 없이 신체의 면역력 강화라는 플라시보 효과를 내는 약품들로 일시적인 강장 효과와 그에 따른 외모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했다.

근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의료화된 사회가 진행되어 온 가운데 최근 들어서 제약업계에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개념이 해피 드러그이다. 해피 드러그는 스트레스처럼 질병은 아니지만 우리 생활을 불편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원인들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을 의미한다.

이 책은 근대 지식의 세례를 받은 소비자 대중이 미디어 광고를 통해 해피 드러그를 어떻게 소비했고, 근대적 건강담론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일제강점기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피 드러그의 유통과 담론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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