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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연간 120억 개 사용…4천7백만 그루 나무가 사라진다
종이컵 연간 120억 개 사용…4천7백만 그루 나무가 사라진다
  • 유무수
  • 승인 2021.12.0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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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읽기_『기후위기 과학특강: “도와줘요, 기후박사!”』 김해동 지음 | 한티제 | 232쪽

지구평균 기온이 3도씨 상승하면
영화 「투모로우」와 같은 기후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영화 「투모로우」(2004)에서는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이 있다. 갑자기 연료가 얼어붙었고, 추락한 헬기의 문을 열고 나오려던 조종사는 순식간에 얼음덩어리가 되어버렸다. 주인공인 기후학자는 급격한 지구온난화는 빙하시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비웃음만 당했고, 그 자신도 빙하기가 그렇게 빨리 닥칠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기상학자인 김해동 교수가 기후변화에 대한 17가지 질문들에 답하는 형식으로 정리한 이 책에 의하면 「투모로우」에서는 다양한 환경조건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쳐 기온을 상승 또는 하강시키는 ‘되먹임 작용’에 의해 급속한 기후재앙이 발생했다. 현재 전 세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실패하면 2050년경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3도씨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3도씨가 상승하면 「투모로우」의 소재가 되었던 기후붕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의 평균 상승 기온이 2도씨 수준이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의 기후재난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1세기 말까지 상승기온을 1.5도씨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1.5도씨 시나리오’에 합의했다.

2018년 여름에 북위 60도 부근의 노르웨이는 기온이 30도씨를 넘겼다. 이는 260년 전 온도계가 발명된 이래로 가장 극심한 폭염이었다. 2020년 미국 덴버에서는 초가을 폭염이 사흘간 이어진 다음날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눈이 내렸다. 2021년 4월에 북위 55도씨의 모스크바는 30도씨를 넘기는 고온이 이어졌다. 2021년 6월에 북아메리카 서부지역에 초고온 현상(약50도씨)이 발생했고, 폭염이 극심했던 기간 동안 해양생물 10억 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이때 현장을 조사한 해양생물학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를 보는 듯하다”라고 경악했다.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20년 여름에 한국은 최장의 장마기간을 겪었고, 2016년과 2018년에는 폭염의 여름이었고, 2019년과 2020년에는 폭우의 여름이었다. 저자에 의하면 예년과 달리 9월에도 태풍이 한반도로 향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으며 2005년 9월에 미국 뉴올리언스를 초토화시켰던 카트리나급의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해도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슈퍼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면 국내 최대규모인 소양감댐이 붕괴할 우려가 있으며, 소양강댐이 붕괴하면 서울과 경기 지역은 물바다가 된다.

20세기 후반부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미래세대의 삶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가 필요한 것을 충족하려 한다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의 전환을 추구해오고 있다. 2019년 11월, 전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여 명이 모여서 발표한 ‘기후변화 비상선언’의 실천사항은 ①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 ②메탄, 매연 등의 기후변화 유발물질을 줄이자. ③숲생태계를 복원하여 탄소흡수 기능을 지키자. ④채식중심으로 식생활을 개선함으로써 가축사료생산용 토지를 줄이자. ⑤경제성장추구를 탈피하여 자연생태계 침탈을 막자 등이다.

저자는 종이컵 사용 자제는 작은 실천이지만 소중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종이컵 연간 사용량은 약 120억 개인데, 이것을 제조하면 4천7백만 그루의 나무가 사라진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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