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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연구·직업교육’ 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 필요하다
‘학문연구·직업교육’ 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 필요하다
  • 이희경
  • 승인 2021.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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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육혁신단장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은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등 학제를 기준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 중 전문대학은 국가차원의 경제개발 과정과 그 양상이 비슷하며 경제개발에 따른 기술 인력의 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변모해왔다. ‘초급대학’으로 1950년에 시작하여 1963년 ‘실업고등전문학교’와 1970년에 ‘전문학교’가 1980년대 들어서면서 ‘전문대학’으로 통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은 고등교육기관 중에서 연구중심교육의 일반대학과 직업중심교육의 전문대학 간에 정체성이 모호하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교육목표도 혼재되어 있는 상태다. 다수의 일반대학에서 전문대학과 중복학과를 개설 운영함으로써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동일 교과목 및 동일 자격을 취득함에도 수업연한이 달라 입시현장에서는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114개 일반대학에서 520개 학과를 중복 개설하여 전문대학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일률적으로 2~3년으로 제한되어 경쟁력 있는 전문직업인을 효율적으로 양성하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은 산업사회 수요 변화에 대응하여 2년제에서 3년제, 4년제 및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마이스터대학 등으로 다양화되어 왔지만, 여전히 2~3년제 전문학사 과정이 전체 학과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일반교육과 직업교육 2트랙으로 유지하고 산업기술 발전에 따라 직업교육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기술발전에 따라 국가가 직업교육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7년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직대학 및 전문직단기대학 제도를 도입하고 교육과정, 교원 등에 관한 제도 설계를 확정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직업교육훈련기관의 이원화제도로 철저한 산학협동을 바탕으로 산업체에서의 직업훈련과 학교에서의 교육을 연계하고 있다.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현장인력 양성 중심대학으로 기술대학(Fachhochschule)과 직업아카데미(Berufsakademie)가 4년제 대학 및 대학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대학에 해당하는 연구중심·학문중심대학인 대학(universitat)과 통합대학(Gesamthochschule)으로 이원화되어 각각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미국은 직업교육에 대해 1984년 퍼킨스(Perkins)법을 제정했고 2018년 다섯 번째인 퍼킨스Ⅴ법으로 개정하면서 직업교육을 구체화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성인학습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지원과 평생교육 실현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2018년 대학 수 총 157개교 중 일반대학 70개는 이론중심교육,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과학기술대학 63개는 4년제로 실습위주의 교육을 시행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청년실업이 화두였다. 코로나19 이후 청년실업은 한계에 도달해 있다. 청년실업 외에도 베이비부머세대의 평생직업교육의 단절, 분절, 소외 현상의 심화로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 50%, 청년 고용률은 40%로 낮은 수준이다. 연구중심교육의 일반대학과 직업중심교육의 전문대학 간에 모호한 정체성과 혼재된 교육목표 때문이다. 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로 대학 간 서열화 해소 및 소모적인 경쟁 완화가 청년실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직업교육기본법(가칭)’을 제정하여 고등교육체제를 선진국에서와 같이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기능에 따라 재구조화해야 한다. 재구조화를 통해 학문연구중심대학은 학부정원을 감축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해야 국가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등교육 재구조화를 통한 직업교육의 정체성을 확보하여 학벌중심이 아닌 직무능력중심 사회로 전환하도록 하고 생애맞춤형 평생직업교육체제를 구축하여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육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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