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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84]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고양잇과 포유류, 삵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84]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고양잇과 포유류, 삵
  • 권오길
  • 승인 2021.11.30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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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쾡이(leopard cat)라고도 불리는 삵(Prionailurus bengalensis)은 식육목 고양잇과에 속한다.
사진=위키미디어

다음은 “멸종 위기 삵, 암사생태공원서 발견”이란 제목으로, 2021년 9월 25일 자, 조선일보 사회면에 실린 김윤주 기자의 글이다.

서울 강동구 암사생태공원에서 멸종 위기 동물인 삵이 발견됐다. 고양잇과 동물인 삵은 겉모습이 고양이와 비슷하나 몸집이 더 크고, 몸에 불분명한 반점이 더 많이 나 있다. 환경부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삵이 광나루한강공원 내 생태 경관 보전지역인 암사생태공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삵은 어미에게서 독립한 새끼로, 물웅덩이 주변에서 사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서울시는 작년 6월 한강 변 탐방로, 관리사무소 주변에 남겨진 배설물을 통해 삵의 흔적을 처음 발견했고, 이후 모니터링 (monitering)을 통해 최근 그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암사생태공원에는 삵 외에도 큰기러기, 큰고니, 말똥가리 같은 조류와 남생이, 맹꽁이 등 다양한 멸종 위기종이 살고 있다. 이 밖에도 도심에선 보기 힘든 너구리, 수달, 족제비, 두더지, 고라니를 비롯해 두꺼비, 줄장지뱀, 렌지소똥풍뎅이 등 다양한 동물·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사업본부 측은 “암사생태공원이 시민의 휴식처인 동시에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수시로 모니터링을 해 한강 생태공원의 가치를 보전하겠다”라고 밝혔다.

살쾡이(leopard cat)라고도 불리는 삵(Prionailurus bengalensis)은 식육목 고양잇과에 속한다. 털은 회갈색이며, 회백색 뺨에는 세 줄의 갈색 줄무늬가 있고, 몸길이는 45~55cm 정도이며, 꼬리는 25~32cm이고, 몸무게는 평균적으로 3~5kg이다. ‘삵’과 ‘살쾡이’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2급인 동물이다. 고양이와 교잡(교배)할 수 있고, 현재까지 한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양잇과 야생 동물로 야묘(野猫), 산묘(山猫)라고도 한다.

나무를 잘 타고, 헤엄을 치기도 한다. 밤에 활동하며, 먹이는 주로 쥐 종류와 꿩, 산토끼, 청설모, 다람쥐, 닭, 오리, 곤충 등이며, 뱀과 같은 위험한 동물을 사냥할 때는 집어 던져 기절시킨다. 설치류와 같은 숨은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풀 섶 위로 올라가 껑충껑충 뛰어, 놀라 달아나는 먹잇감을 잡아먹기도 한다. 물론 외딴 산골 마을의 닭장을 공격하기도 한다.

삵은 젖꼭지가 4개로 최대 4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집고양이와 형태나 크기는 비슷하나 색깔과 무늬에서 차이가 있다.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머리는 둥글며, 턱의 근육이 발달하여 먹이나 다른 물건을 물어뜯는 힘이 매우 세다. 꼬리에는 고리 모양의 가로띠가 있으며, 눈 위 코로부터 이마 양쪽에 흰 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꼬리가 긴 고양이와 달리 꼬리가 뭉툭하고 양미간(兩眉間)과 귀 뒤에 흰색 반달무늬가 있다. 또한, 삵은 고양이와 달리 배설물을 땅에 묻지 않는데 이는 냄새로 자기영역 표시를 하기 위함이다.

삵은 산림 지대의 계곡, 바위굴, 산골짜기 개울가에서 주로 살고, 마을 근처에서 살기도 하며, 단독 또는 쌍으로 생활한다. 짝짓기는 1년에 1회 3월에 하며, 평균 임신 기간은 70일 내외로 5월경에 평균 4마리를 출산한다. 태어난 지 16~20일이 지나면 걸을 수 있으며, 4~5주가 지나면 굴 밖으로 나오고, 10~12주가 지나면 사냥할 수 있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동굴 또는 나무 밑의 굴을 이용하여 숨어지내며, 해가 지면 어슬렁거리며 기어 나온다. 나무에 잘 오르고, 세력권 표시를 위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배설하기 때문에 탐방로 위에서 흔적이 자주 발견되기도 한다. 한국의 멸종 위기종으로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전국의 산림에서 서식 흔적이 자주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 고양잇과의 포유류는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하고 36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4종(삵, 스라소니, 표범, 호랑이)이 서식하고 있다. 표범과 호랑이는 남한에서 멸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스라소니는 서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고양잇과 야생 동물은 삵이 유일하다. 삵은 생존력이 강한 동물이지만 남획, 서식지 파괴, 쥐약이나 농약에 의한 먹이 오염 등으로 마릿수의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삵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최근에는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어디에 있겠는가!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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