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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집
단어의 집
  • 이지원
  • 승인 2021.11.29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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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64쪽

가장 비문학적인 단어들에서

가장 문학적인 순간을 길어 올리는

‘단어 생활자’ 안희연의 따뜻한 허밍

 

시인은 단어를 ‘산다(live)’고들 말한다.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부터 2020년 펴낸 세 번째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까지 맑고 세밀한 언어로 사랑받아온 안희연도 날마다 수많은 단어들의 안팎을 ‘살아간다.’ 그에게 머무는 단어들은 얼핏 보기엔 시인의 노트에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적산온도, 내력벽, 탕종, 잔나비걸상, 선망선, 플뢰레, 파밍, 모탕…. 8시 뉴스나 신문의 과학·기술 섹션에서 본 듯한, 혹은 학술·전문 콘텐츠에 나올 법한 단어들. 평소 잘 쓰이지 않아 그 뜻이 한 번에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

신간 『단어의 집』은 이렇게 비(非)시적인, 건조한, 테크니컬한, 아카데믹한 단어들이 시인의 일상에 기습적으로 끼어들어 ‘가장 문학적인’ 사유의 통로를 여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안희연은 “모든 단어들은 알을 닮아 있고 안쪽에서부터 스스로를 깨뜨리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 실린 45편의 글을 통해 “하나하나의 단어들이 발산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기운을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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